교황청 "교황 발언, 동성결혼 합법화 찬성 아냐"
- 류보람 기자

(바티칸 로이터=뉴스1) 류보람 기자 = 로마 교황청은 5일(현지시간) 최근 논란을 부른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언이 동성결혼 합법화에 찬성한 것은 아니라고 못 박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3일 예수회보에 게재된 '종교 지도자들과의 대화'에서 "가톨릭이 이혼한 부모나 동성 커플 슬하에서 자라는 아이들을 겁주어 쫓아 버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교황은 그의 교구였던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사는 한 소녀의 예를 들며 "소녀가 늘 의기소침했고 담임 선생님에게 '엄마의 여자친구가 나를 싫어해요'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 우리가 사는 상황은 때때로 이해하기 어려운 도전 과제를 제공한다"며 "어떻게 우리가 이런 아이들에게 예수를 보여줄 수 있겠는가? 어떻게 우리가 변화하는 세대에게 예수를 보여줄 수 있겠는가? 우리는 그들에게 믿음에 반하는 백신을 투여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이탈리아 언론들은 "교황이 동성결혼 합법화를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며 대서특필했다.
이와 관련, 교황청 대변인인 페레디코 롬바르디 신부는 "언론들은 교황이 마치 특정 동성애자 단체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처럼 보도했다"며 "이는 역설이자 왜곡"이라고 말했다.
롬바르디 신부는 "교황은 단순히 복잡한 가정 환경으로 인해 고통받는 어린이들에 대해 얘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3월 선출된 이후 프란치스코 교황은 선임인 베네딕토 16세와 요한 바오로 2세와 달리 동성애를 비난하는 일을 삼가 왔다.
동성애 잡지 '어드보케이트'는 지난달 교황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기도 했다. 잡지는 교황이 2013년 7월 기자의 질문에 '만약 한 사람이 동성애자이고, 신을 믿고, 선하다면 내가 어찌 그를 판단하겠는가'라고 답한 것을 역사상 획기적인 사건으로 꼽았다.
교황청은 교황의 말이 '동성애 성향을 가진 것은 죄가 아니지만 실제로 동성애를 하는 행위는 죄'라는 가톨릭 교리에서 벗어난 말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동성애자 단체와 많은 가톨릭 동성애자들은 여전히 교황의 발언이 가톨릭에 보다 포용적인 자세를 요청한 것으로 보고 환영하고 있다.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