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이 아니다?…지구의 하루가 줄어들고 있다

7월 10일 올해 가장 짧은 날…1.36밀리초 빨리 돌았다
기후변화 등 영향…과학계 "정확한 설명은 어려워"

떠오르는 하지 태양.ⓒ AFP=뉴스1 ⓒ News1 권진영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지구의 자전 속도가 점점 빨라지면서 하루의 길이가 미세하게 짧아지고 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등에 따르면 국제지구자전참조서비스(IERS)와 미국 해군천문대는 지난 10일(현지시간)을 올해 가장 짧은 날로 기록했다. 지구가 표준 24시간 회전보다 1.36밀리초 더 빠르게 자전했기 때문이다.

지난 9일과 22일은 1.34밀리초 짧아 두 번째로 짧은 날로 기록됐고, 오는 8월 5일은 1.25밀리초 짧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지구 자전 속도가 변하는 것은 드문 현상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하루가 24시간보다 짧아지는 빈도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어 과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천문학자 니콜라스 스타마타코스는 "지난 10년 동안 하루의 평균 길이는 대부분 줄어드는 추세였다"며 "특히 지난 5년 동안에는 종종 하루가 24시간보다 짧게 기록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구 자전 변화의 원인은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라 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대체로 △달의 중력 위치 변화 △대기 제트기류의 계절 변화 △지구 내부 핵의 이상 현상 등을 요인으로 꼽는다. 하지만 이를 완전히 설명할 수 있는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최근 몇 년은 원자시계 측정이 시작된 1955년 이래 가장 짧은 날로 기록되긴 했지만 지구 역사 전체에서 가장 짧은 날은 아니다.

공룡 시대 후기에 살았던 고대 조개의 껍데기를 분석한 결과 7000만 년 전에는 1년이 372일이었고, 하루가 23.5시간에 불과했다. 또 4억 3000만 년 전에는 21시간인 하루가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은 눈 깜짝한 사이만큼 짧아진 하루의 변화를 느끼지는 못한다. 눈을 한번 깜빡이는 데 100~400밀리초가 걸리는데 하루의 차이는 1밀리초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현상이 기술 시스템에는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GPS, 위성 통신, 금융 거래처럼 정밀 시간 측정이 필요한 분야에선 밀리초 단위의 차이도 오류를 유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도입된 것이 '윤초' 개념이다. 일정하지 않은 지구의 자전으로 인해 발생하는 오차를 보정하기 위해 '윤초'를 추가하곤 한다.

그런데 기존엔 윤초를 더하기만 했는데 지구 자전이 점점 빨라지고 있어 이제 윤초를 빼야 하는 '음의 윤초'를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지금까지 '윤초'를 뺀 적은 한 번도 없다.

기후변화도 지구 자전에 영향을 준다. 연구에 따르면 빙하가 녹아 바다로 흘러 들어가면 지구 중심에서 멀어진 질량이 늘어나 지구의 자전을 느리게 만든다. 이는 피겨 스케이터가 팔을 머리 위에서 내리며 회전을 늦추는 것과 같은 원리다.

스타마타코스는 "지구 자전은 수 세기 동안 변해왔지만 그 다양한 원인이 얽혀 있는 만큼 정확한 예측은 여전히 어렵다"고 말했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