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서 향유고래와 충돌한 요트 침몰…18시간 만에 4명 극적 구조

고래 6~8마리 무리와 마주친 뒤 선체 파손·침수
구명뗏목서 밤새 버텨…18시간 만에 컨테이너선이 전원 구조

2026년 9월 26일 남태평양에서 향유고래와 충돌해 선체가 파손된 요트가 침몰하고 있다. 요트에 타고 있던 4명은 구명뗏목으로 대피한 뒤 약 18시간 만에 구조됐다. 사진은 뉴질랜드 국방부가 10월 1일 공개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남태평양을 항해하던 요트가 향유고래와 충돌해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요트에 타고 있던 4명은 구명뗏목에서 밤을 지새운 끝에 약 18시간 만에 모두 구조됐다.

1일 AFP통신에 따르면 길이 16m짜리 요트 '타이탐'(Tai Tam)은 지난 주말 노퍽섬에서 북쪽으로 약 250해리(약 463㎞) 떨어진 남태평양을 항해하던 중 향유고래와 충돌했다.

호주인 제마 쿠퍼는 "갑자기 큰 충돌음이 들렸고 배 전체가 옆으로 밀렸다"며 충격으로 조타륜에서 튕겨 나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처음에는 무엇과 부딪혔는지 알지 못했지만 물속에서 향유고래 한 마리를 발견했고, 이어 요트 왼쪽에서 6~8마리의 고래 무리를 확인했다.

충격은 상당했다. 선체 여러 곳이 찢어지고 유리섬유 구조물에 균열이 생겼으며 조타장치도 파손됐다. 선실로 많은 양의 바닷물이 들어오기 시작하자 탑승자들은 충돌 약 30분 뒤 조난신호를 보내고 물을 퍼내기 시작했다.

뉴질랜드 공군은 P-8A 포세이돈 해상초계기를 현장으로 보내 무선 통신을 확보하고 구조 작업을 조율했다.

프랑스인 탑승자인 마르탱 자프르는 발포폼 등 손에 잡히는 물건을 동원해 물이 들어오는 것을 막으려 했다. 직접 바다로 들어가 요트 밑부분의 파손 상태를 확인하기도 했다고 AFP는 전했다.

탑승자들은 최대한 요트에 남아 침수를 막았지만 결국 밤늦게 배를 포기하고 구명뗏목으로 옮겨 탔다. 이후 침몰하는 요트에 함께 끌려갈 것을 우려해 연결줄을 끊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요트는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

이들은 다음 날 오전 6시께 길이 143m의 컨테이너선 'MV 소프라나 서빌'에 구조됐다. 향유고래와 충돌한 지 약 18시간 만이었다.

제러미 쿠퍼는 구조된 뒤 "끔찍한 결말이었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