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빗장 거는 호주…워홀 비자 연장은 추첨, 유학생 가족 동반 금지

순이민 현재 30만 수준…2028년 22만 5000명까지 감축 목표
비자 초과 체류 단속도 강화…교육계 "국제 교육 신뢰 파괴" 비판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 42회 호주유학박람회를 찾은 학부모 등이 박람회장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5.8.24 ⓒ 뉴스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호주가 외국인 유학생의 배우자·자녀 동반을 금지하고 워킹홀리데이 비자 연장에 추첨제를 도입하는 등 이민 규제 강화에 나선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새 조치에 따라 워킹홀리데이 비자 소지자가 비자를 연장하려면 추첨을 거쳐야 한다.

모든 방문 비자에는 '추가 체류 불가' 조항이 붙어, 방문 비자 소지자는 배우자 비자 등 다른 비자를 신청하는 동안 호주에 머물 수 없다.

외국인 유학생은 현재보다 높은 학위 과정으로 진학할 때만 학생 비자를 갱신할 수 있다. 또 태평양 도서국과 동남아시아 출신 일부 유학생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학생 비자에서 동반 가족 신청이 허용되지 않는다.

현재는 외국인 유학생의 배우자나 사실혼 동반자도 호주에서 일할 수 있다. 일할 수 있는 시간은 유학생의 학업 과정에 따라 다르다.

호주 정부는 이번 이민 제도 개혁으로 현재 약 30만 명인 연간 순이민자 수를 2028년까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인 약 22만 5000명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자 초과 체류자 단속도 강화한다. 이를 위해 단속 요원 100명을 추가 채용하고, 멜버른의 팬데믹 시기 격리 시설을 이민 구금 시설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토니 버크 호주 내무장관은 "호주에 임시로 오려면 임시 비자를, 영구적으로 오려면 영주 비자를 신청하라"며 "더 이상 유효한 비자가 없다면 호주를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발표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급등한 극우 성향 정당 '원네이션'이 3년간 임시 이민자를 75만 명 줄이겠다고 밝힌 뒤 나왔다.

다만 버크 장관은 "이번 조치가 정치적 분위기에 대응하려고 최근 마련된 것이라는 의심은 명백히 틀렸다"며 정치적 동기설을 일축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생활비와 이민 문제는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사로 꾸준히 꼽혀 왔다.

루크 시히 호주대학협회 최고경영자(CEO)는 공영방송 A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위대한 국가 자산인 국제 교육에 대한 신뢰를 갉아먹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제 교육은 2025년 6월까지 1년간 호주 경제에 536억 호주달러(약 380억 달러)를 기여한 호주의 4위 수출 산업이다.

그럼에도 중도좌파 노동당 정부는 유학생을 이민 감축의 핵심 대상으로 삼아 왔다. 학생 비자 신청 수수료는 지난 4년간 300% 가까이 올라 2500호주달러(약 246만 원)가 됐다.

호주 이민자 수는 코로나19로 약 2년간 닫았던 국경을 2022년 2월 재개방한 뒤 유학생과 워킹홀리데이 방문객, 임시 근로자를 중심으로 급증하다가 최근 2년간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2025년 6월까지 1년간 호주의 순 해외이민자 수는 30만 6000명으로, 이 가운데 유학생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2023년 정점인 51만 8000명에서 줄어든 수치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