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여객선 화재로 76명 사망…불탄 선체서 시신 41구 수습

총 30명 구조…"희생자 신원 확인에 몇 주~몇 달 걸릴 수도"

13일(현지시간) 필리핀 팔라완주 코론에서 해안경비대 선박에 여객선 화재 희생자들의 시신 운구용 가방(가운데 오른쪽)이 놓여 있다. 2026.09.13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필리핀 당국이 팔라완주의 관광 명소 코론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여객선 화재 참사 현장에서 시신을 추가로 수습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필리핀 해경은 13일 사고가 난 페리 'M/V 준 애스터'(June Aster)호 내부의 이코노미 객실 구역 등에서 시신 41구를 추가로 수습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망자는 총 76명으로 늘었다. 이들 대부분은 페리 내부에서 발견됐다.

수습된 시신 일부는 신원 확인이 끝날 때까지 지역 묘지에 임시로 안장될 예정이다.

해경 소속 신원 확인 전문가인 리처드 망갈립은 "우리가 수습한 희생자 대부분은 심한 화상을 입은 상태"라며 정밀한 DNA 분석에는 "몇 주 또는 몇 달"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신들은 선박 내부에서 서로 엉켜 있는 상태로 발견됐으며, 일부는 생의 마지막 순간에 서로를 껴안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자세로 발견되기도 했다.

해경은 또 칠레 국적자 2명과 승무원 13명을 포함해 총 30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현재 선장을 포함해 약 13명이 여전히 실종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AFP는 필리핀의 승선 명부가 부실한 것으로 악명이 높아 정확한 인원 파악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9일 필리핀 서부 팔라완주 해상을 항해하던 M/V 준 애스터호에서 발생한 화재는 화물칸에서 시작돼 순식간에 선박 전체로 번진 것으로 전해졌다.

생존자들은 폭발음과 함께 연기가 피어오른 뒤 불과 수초 만에 불길이 확산해 미처 구명조끼를 챙겨 입을 겨를조차 없었다고 증언했다.

페리 소유사인 '아티엔자 인터아일랜드 페리'의 인사 담당자 딘도 마칼리나오는 화재 원인에 대해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것이 회사의 과실인지, 아니면 진정으로 회사의 통제 범위를 벗어난 사고인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7100여 개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은 섬 사이를 오가는 여객선 운항 비중이 높다. 그러나 안전 관리 미흡과 노후 선박 문제 등이 반복적으로 지적되면서 대형 해상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