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댕 뒤덮이고 등반객 소변까지"…히말라야 빙하가 녹아내린다

NYT "빙하감소 3분의 1은 블랙카본 탓…대홍수 위험 높아져"
"히말라야 베이스캠프 취사·난방·소변, 얼음·눈 2500톤 녹여"

네팔 대홍수 닷새째인 30일 오전(현지시간) 네팔 카트만두 트리부반 국제공항을 이륙한 네팔 군 헬기가 수해지역으로 향하고 있다. 2026.8.30 ⓒ 뉴스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차량과 공장에서 배출된 검댕(soot)으로 어두워진 곳의 빙하가 더 많은 열을 흡수하면서 위험한 속도로 녹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한때 눈부시게 하얗던 히말라야 빙하가 자동차 배기가스와 석탄화력발전소, 공장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에 점점 더 뒤덮이고 있다. 대기 오염은 지구 온난화와 맞물려 빙하 붕괴와 돌발 홍수 가능성을 더 높이고 있다.

복수의 전문가는 빙하를 덮은 검댕이 빙하 표면에 내려앉으면서 태양열을 더 많이 흡수하게 해 빙하를 더 빠르게 녹게 만들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수천 명의 사망·실종자를 낳은 이번 네팔 대참사는 히말라야 고산지대 빙하가 붕괴하면서 거대한 얼음·암석 산사태와 대홍수를 발생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현상은 빙하 붕괴로 파괴적인 돌발 홍수가 발생한 네팔 랑탕과 같은 고산지대에서 두드러진다. 랑탕은 남아시아에서 오염이 가장 심각한 지역의 일부 오염물질이 바람을 타고 흘러오는 방향에 위치해 있다.

마르코 테데스코 컬럼비아대 라몬트-도허티 지구관측소 지구물리학 교수는 검댕은 "빙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빙하가 점점 얇아지면서 영향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검댕은 중금속을 비롯한 유해물질이 포함돼 있다. 또한 검댕으로 어두워진 얼음은 햇빛을 덜 반사하고 더 많은 태양복사 에너지를 빙하 표면으로 직접 흡수한다.

이로 인해 표면이 태양에너지를 우주로 다시 반사하는 능력인 '알베도 효과'(albedo effect)가 약해진다. 알베도는 표면의 반사율을 의미하는 과학 용어로, 표면에 도달한 전체 태양에너지 중 우주로 다시 반사되는 에너지의 비율을 나타낸다.

오염되지 않은 고산지대의 눈은 들어오는 햇빛의 최대 90%를 반사한다. 하지만 검댕과 같은 대기오염물질이 눈과 얼음에 내려앉으면 반사율이 크게 떨어져 빛을 더 많이 흡수하게 된다고 NYT는 전했다.

빙하 표면에 고인 물이 아래로 흘러내리면서 빙하 내부에 통로를 만들 경우 빙하가 불안정해져 급격히 붕괴할 가능성이 생긴다.

중국과학원 연구진은 최근 연구에서 2007~2016년 히말라야 빙하 전체 질량 감소 중 최대 3분의 1이 남아시아에서 발생한 블랙카본의 영향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블랙카본은 검댕의 주요 성분이다.

빙하 융해를 연구하는 아슈토시 파우델 네팔 트리부반대 연구원은 "검은 층이 열을 흡수하기 시작하면 주변 표면을 녹이기 시작하고, 이에 따라 얼음 아래 갇혀 있던 더 오래된 먼지와 잔해층까지 드러날 수 있다"며 "융해가 빨라질수록 다시 융해를 촉진하는 악순환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네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군 히운출리. (뉴스1 DB) 2020.1.18 ⓒ 뉴스1

검댕에 더해 히말라야 베이스캠프에서 사람의 활동으로 발생한 열도 얼음과 눈에 치명적으로 평가된다.

네팔 정부의 킴 랄 가우탐 수석측량관이 참여한 연구진이 2023년 봄 등반 시즌 약 26㏊에 걸쳐 텐트 약 1600개가 설치된 네팔 쪽 베이스캠프를 분석한 결과 인간 활동으로 발생한 열은 얼음과 눈 약 2492톤을 녹일 수 있는 수준이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연구진이 확인한 액화석유가스(LPG) 824통과 등유 1만 8935L·휘발유 5130L를 연소하면서 발생한 열만으로도 약 2338톤의 얼음과 눈을 녹일 수 있는 규모였다. 여기에 빙하 위에 배출된 소변이 가진 열에너지는 얼음과 눈 약 154톤을 녹일 수 있는 수준으로 추정됐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