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스산맥도 위험하다"…녹아내리는 빙하·동토에 세계 산사태 공포
네팔 대홍수로 기후변화 따른 대규모 재난 경고 높아져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네팔과 중국 티베트 접경 히말라야 산맥에서 빙하 붕괴발 대홍수·산사태 참사가 발생하면서 전 세계 곳곳에서 기후변화가 빙하에 미치는 영향에 더 높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네팔 재난관리 당국에 따르면, 수천 명의 사망자와 실종자를 낳은 이번 대홍수는 네팔과 중국 국경의 라수와가디 국경 검문소에서 북동쪽으로 약 19㎞ 떨어진 곳에서 빙하·암석 붕괴 사태로 촉발됐다.
산사태와 기후변화 간 인과관계가 명확히 밝혀지진 않았으나 암석 내부의 빙하나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발생한 물이 산의 기반암에 과도하게 스며들면서 붕괴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코펜하겐대 지리학과 부교수인 안데르스 안커 비외르크는 1일(현지시간)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적으로 빙하가 있는 지역에서 산사태가 더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들 지역 중 상당수는 영구동토층도 녹고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비외르크는 "이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산이 더욱 불안정해지고 있다"며 "동시에 빙하가 후퇴하면서 새로운 산비탈이 드러나고 있는데 이곳은 오랫동안 존재해 온 산비탈보다 더 불안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러한 현상은 빙하가 존재하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든 발생할 가능성이 있지만 특히 지형의 기복이 심하거나 지진에 취약하고 지반이 약한 산악 지대에서는 더 큰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미국 UC버클리의 기후과학자인 지크 하우스파더는 기후 전문 웹사이트인 '더 클라이메이트 브링크'에 올린 글에서 이번 붕괴를 기후변화의 영향이라고 규정하기에는 이르지만 붕괴가 발생한 산은 수십 년 동안 빠르게 따뜻해졌다며 지난 86년간 가장 무더웠던 다섯 번의 여름 중 네 번이 최근 4년 연속 이어졌다고 밝혔다.
하우스파더는 "이번 사건을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규정할 수 있을지 여부와 관계없이 빠르게 온난화하는 기후와 후퇴하는 빙하가 이 지역에서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할 위험을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메인대의 빙하학자인 브렌다 홀은 빙하호 붕괴 홍수 등 네팔에서 발생한 것과 유사한 재난이 점점 더 빈번해지고 있다며 "이번 사건은 빙하 관련 재해의 약간 다른 형태였을 수 있지만 빙하가 더 많이 녹을수록 더욱 불안정해지고, 결국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에서 모두 어느 정도 같은 문제의 일부"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남아시아 지역뿐 아니라 남미의 안데스산맥 등도 향후 산사태와 빙하 붕괴가 발생할 위험이 높은 지역으로 꼽고 있다.
지난해 알래스카 남동부 트레이시 암 피오르에서 발생한 산사태가 기후변화에 따른 빙하 후퇴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당시 6400만㎥ 이상의 암석이 바다로 떨어지면서 최대 481m의 쓰나미가 발생했는데 이는 세계에서 기록된 쓰나미 중 두 번째로 높은 규모였다.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프랑스 그르노블 알프스대의 크리스틴 쿡은 네팔에서 발생한 것과 같은 대규모 참사는 흔치 않지만 앞으로 빙하와 영구동토층이 녹아 산악 지대의 암반이 불안정해지면서 규모는 더 작지만 유사한 재난은 더욱 빈번하게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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