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터널서 6시간 사투"…네팔 발전소 노동자 필사의 탈출

트리슐리 발전소 건설 작업 중 대홍수…그나마 입구 가까워 천운
10여개 수력발전소 현장 900여명 실종…혹시모를 생존자 구조 '사투'

28일(현지시간) 네팔 누와코트 지역 바타르 바자르의 한 군부대에서 홍수 피해 현장에서 구조된 여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그 발판을 놓쳤다면 떨어졌을 거에요."

지난 26일(현지시간) 네팔 중북부 라수와 지역을 덮친 대홍수 당시 트리슐리강 수력발전소 터널에서 작업 중이었던 람 찬드라는 터널 출구에서 수백 m 떨어진 곳에 있었다.

갑자기 캄캄한 터널 안으로 물과 콘크리트·잔해가 쏟아져 들어오자 터널 천장에 박힌 사다리 발판 하나를 꽉 붙잡았다.

찬드라는 발을 디딜 곳을 만들기 위해 양철판 하나를 확보했다. 찬드라와 일행은 양철판을 서로 돌려가며 천장의 발판을 하나씩 붙잡고 6시간 동안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다.

이어 "우리 일행은 6명이었고, 나중에 터널 입구에서 다른 한 명을 발견했다"며 "발판을 놓쳤다면 떨어졌을 것"이라고 CNN 인터뷰에서 회상했다.

찬드라 일행이 밖으로 빠져나왔을 땐 거센 물살에 옷이 벗겨져 있었다.

마단 싱 부라는 어퍼 트리슐리 2번 터널에서 야간 근무를 마친 직후 대홍수를 맞았다.

부다는 "밖을 보니 물이 보여서 언덕 위로 뛰기 시작했다. 언덕은 바위투성이였고 바위 사이에 풀이 자라고 있었는데, 우리는 그 풀을 잡고 위로 올라갔다"며 "위로 올라가지 못한 사람들은 물에 휩쓸려갔다"고 했다.

수력발전소에서 일하고 있던 박티 람 보하라도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보하라는 자신이 근무하던 곳과 인근 수력발전소 사업장에서 약 1000명이 근무하고 있었으며 빠져나온 사람은 약 100명뿐이라고 추산했다.

네팔 대홍수 실종자 중엔 찬드라처럼 수력발전소 사업장 약 10곳에서 근무하던 노동자 933명이 포함됐다. 수력발전소 노동자 약 279명은 구조됐거나 진흙과 토사로 뒤덮인 터널에서 스스로 힘겹게 빠져나왔다.

네팔 구조대는 밤새도록 이날 새벽까지 트리슐리 3A 수력발전소 터널에 갇혀 있을 가능성이 있는 실종자들을 구조하기 위해 터널 안쪽으로 구멍을 뚫어 공기를 주입하고 음식을 내려보내는 작업을 벌였다.

터널 안에 갇힌 노동자들의 생존 신호를 찾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극적인 발견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