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의원 BMW에 꽃다운 여고생 숨졌는데 불기소…베트남 Z세대 분노
지난해 5월 교통사고 뒤늦게 조명…사망자 추모 물결
당국 "유가족 요청으로 불기소" 해명에도 논란 이어져
-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베트남에서 전직 국회의원이 몰던 BMW 차량에 18세 여성이 치어 사망한 사건을 두고 현지에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분노가 커지고 있다고 BBC 방송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5월 30일 응우옌 시 끄엉 전 국회의원은 하노이에서 BMW 차량을 운전하던 중 반대 차선으로 넘어가 아버지와 18살 딸이 타고 있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았다.
아버지는 목숨을 건졌지만, 고등학교 졸업 시험을 앞둔 딸은 오른쪽 다리가 절단된 채 병원에서 열흘 만에 사망했다.
당시 당국은 끄엉의 실명 대신 그가 1961년생이라는 점과 'NSC'라는 이니셜만 공개했다.
끄엉은 2011~2021년 재선 의원을 지냈으며, 아내 람 티티 푸옹 탄은 베트남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재직 중이다.
이달 초 소셜미디어에서는 해시태그 '#NguyenSyCuong', '#BMW'를 단 게시물 수백만 건이 올라오면서 이 사건은 다시 주목을 받았다.
게시물 작성자들은 스스로를 Z세대로 밝히며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일부 작성자들은 당국 요청에 따라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게시물을 삭제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사건 현장의 나무를 '정의의 나무'라고 부르고 그 밑동에 꽃다발을 놓았다. 경찰이 꽃다발을 치우고 감시하기 시작하자 추모객들은 가상의 온라인 추모 공간을 만들었고, 이후 수십만 명이 이곳에 추모의 메시지를 남기고 고인을 기렸다.
사건으로부터 15개월 가까이 지난 17일 경찰 당국은 베트남 국영방송 VTV를 통해 끄엉이 자기 잘못을 인정했으며 유가족이 그를 기소하지 말아 달라는 청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그는 모든 형사 책임을 면하게 됐다.
당국은 그가 유효한 운전면허증을 소지했고 혈중알코올농도도 검출되지 않아 형사 책임 면제 기준을 충족했다고 밝혔다.
사망자의 아버지는 얼굴을 가리고 VTV에 출연해 유가족은 수사 결과에 만족한다며 "반동 세력의 영향에 휘말리지 말라"고 당부했다.
한 고위 경찰 관계자 또한 이 사건과 관련해 "불안을 조장하고 혼란을 야기하려는 적대 세력, 반동 세력 및 악의적인 행위자들의 극히 위험한 음모와 의도를 밝혀냈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이 사건이 형사 책임 면제 요건에 해당하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BBC는 이번 사건으로 인한 분노가 "베트남 청년들이 품고 있는 광범위하고 누적된 불만 속에서 필연적으로 불씨가 됐다"고 분석했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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