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서 中·필리핀 또 충돌…필리핀 병사 곤봉 맞아 부상
中 "필리핀이 노·막대기로 먼저 공격" 반박
- 노민호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중국 해경과 필리핀 해군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역에서 또다시 충돌했다. 필리핀은 중국 해경이 곤봉으로 자국 해군 병사를 폭행했다고 주장하며 영상을 공개했고, 중국은 필리핀이 먼저 공격했다고 맞섰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남중국해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에서 중국 해경 8명이 탑승한 고속단정이 필리핀 해군 군함 BRP 시에라 마드레함에 접근해 사진과 영상을 촬영했다.
필리핀군은 중국 선박을 물러나게 하기 위해 해군 병사들이 탄 고무보트 2척을 투입했으나, 중국 해경 요원이 곤봉으로 병사들의 머리를 가격해 1명이 부상했다고 주장했다.
필리핀 측은 중국 해경 고속단정이 필리핀 고무보트를 밀어붙이는 가운데 중국 해경 요원 1명이 긴 곤봉으로 필리핀 병사의 머리를 가격하는 장면이 담긴 25초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필리핀군은 성명을 통해 "중국 인민해방군과 해경, 해상민병대는 서필리핀해(필리핀이 부르는 남중국해)에서 벌이는 불법적이고 강압적이며 공격적이고 기만적인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며 "필리핀의 국제법상 해양 권리를 인정한 2016년 남중국해 중재판정을 준수하라"고 촉구했다.
중국 해경은 이에 대해 필리핀 함정이 반복된 경고를 무시한 채 위험하게 중국 순찰선에 접근해 충돌했으며, 오히려 필리핀 측이 노와 나무 막대기 등을 이용해 먼저 공격했다고 반박했다.
필리핀과 중국은 세컨드 토머스 암초와 스카버러 암초 등을 둘러싸고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분쟁을 이어오고 있다.
필리핀은 1999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된 노후 상륙함인 시에라 마드레함을 세컨드 토머스 암초에 의도적으로 좌초시킨 뒤 해병대를 주둔시키고 있다. 이후 정기적으로 식량과 생필품 등을 보급해 왔지만, 중국은 물대포 등을 동원해 이를 저지하면서 양측은 수차례 충돌을 빚어왔다.
2024년 6월에도 양측 충돌 과정에서 필리핀 해군 병사 1명이 엄지손가락을 잃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양국은 시에라 마드레함에 대한 보급을 허용하는 잠정 합의에 도달하면서 긴장이 다소 완화됐다.
이번 충돌은 21~23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예정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테레사 라사로 필리핀 외교장관의 회담을 앞두고 발생했다.
양국 외교장관 회담은 2024년 7월 라오스에서 열린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이후 2년 만이다. 이번 회담에서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이번 충돌 사건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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