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경유 수출금지'에 공급난 가중…"유럽-非유럽 물량경쟁 전망"
러 경유 수출량, 일 70만~80만 배럴서 지난달 일 26만 배럴 '뚝'
전문가 "글로벌 경유 생산량만으로 수요 충족 어려워"…혼란 예고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의 연료 수급난이 이어지는 가운데 러시아가 경유 수출을 금지하면서 글로벌 경유 공급난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란 전쟁 직후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던 국제 원유 가격이 최근 약 70달러선까지 떨어졌지만, 경유 가격은 배럴당 135달러에 육박해 소비자들이 원유 가격 하락의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에너지 시설을 겨냥해 드론 공격을 이어 오면서 지난 5월 말부터 러시아의 연료 수급난이 본격화했다.
케이플러(Kpler) 정유·모델링 담당 수석 리서티 애널리스트 니킬 두베이는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러시아 정유 능력의 최대 45%가 마비됐고, 서방 제재를 받는 러시아가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복구에는 몇 달에서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러시아는 내수 물량 확보를 위해 전날(8일)부터 휘발유에 이어 경유 수출까지도 금지하기에 이르렀다. 러시아 국내에서 경유 가격은 올해 들어 약 16% 올랐다.
러시아의 경유 수출량은 일일 약 70만~80만 배럴에 달했는데,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로는 브라질과 튀르키예에서 상당 부분을 수입했다.
케이플러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미 경유 해상 수출을 줄여 왔고 지난달에는 10년 만에 최저 수준인 일일 약 26만 배럴로 수출량을 감축했다.
경유는 자동차뿐만 아니라 농업과 산업 부문에도 사용되는 만큼, 글로벌 공급 부족으로 인한 파급 효과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물량을 대체해 온 유럽과 다른 국가들이 한정된 경유 물량을 두고 경쟁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리스타드 에너지의 석유시장 담당 부사장 자니브 샤는 "이는 세계 수급 균형의 관점에서 상당한 물량"이라며 "현재의 수입국들이 이제는 유럽이 끌어가는 물량을 놓고도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에너지·원자재 전문 분석 기관 우드맥킨지의 정유 부문 수석부사장 앨런 겔더는 "이런 상황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가 핵심"이라며 "러시아는 경유 수출을 금지했고, 나머지 국가는 글로벌 수요가 충족될 만큼의 경유를 생산하지 못한다. 상황이 상당히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고 짚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경유와 난방유를 포함한 증류유 재고는 약 1억 배럴을 약간 웃도는 수준으로 2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경유 수출국이다.
에너지 데이터 기업 스파르타의 닐 크로스비는 특히 이번 수출 금지 조치로 유럽과 미국에 비해 구매력이 약한 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동남아시아가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러시아의 수출 금지 조치는 경유 공급난을 다른 국가에까지 확산시켜 우크라이나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실시되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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