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 亞 동맹에 "방위비 증액" 압박…中에는 "최상의 관계"
헤그세스 '미·중 軍당국 소통' 강조…'대만'·'공산당' 언급 빠져
"서태평양 군사태세 유지" 언급에도…"동맹국 불안 여전" 지적
- 김지완 기자,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이정환 기자 =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아시아 동맹국들에는 "방위비 증액"을 압박하면서, 적대국인 중국에는 "최상의 관계"라며 긴장 고조를 피하는 상반된 메시지를 보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1일(현지시간) 분석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 30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연설에서 미국이 태평양 국가로서 "중국의 역사적인 군사력 증강과 역내외 군사 활동 확대에 정당한 경계심"이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현 행정부는 중국과의 안정적인 평화, 공정 무역, 존중하는 관계를 추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중관계가 "수년 동안 가장 좋은 상태"라며 "군사 간 소통 채널을 개방해 둠으로써, 우리는 충돌을 조율 및 방지하고 오판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러한 군 당국간 소통이 "우리 지도자들이 최고위층에서 추구하는 관계가 모든 수준에서 보존되도록 보장하는 실용적인 안전장치"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샹그릴라 대화 연설과 달리 이날 연설에서 미국과 중국의 최대 쟁점인 대만 문제와 '공산 중국' 및 '중국공산당 지도부'에 대한 언급은 없이 긴장 고조 대신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의도를 나타냈다.
지난해 그는 중국이 대만을 정복하려는 시도가 "인도·태평양과 세계에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에 중국 측 대표로 참석한 멍샹칭 중국 국방대 교수(소장)도 "우리도 중국과 미국이 서로 양보하며 양국 정상들의 합의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기고, 양국 군사 관계가 건전하고 안정적이며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추진하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반면 헤그세스 장관은 역내 동맹국에 군사비 증액을 재차 압박했다. 그는 "유리한 세력 균형을 위해서는 실제 군사력, 실제 산업 역량, 실제 정치적 결의를 갖춘 유능한 동맹국들이 필요하다"며 태평양 지역의 안보가 "너무나 오랫동안 미국 군사력에 불균형적으로 의존해 왔지만, 많은 동맹국과 파트너국들은 자신들의 방위 역량이 약화하도록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책임 분담이 어떤 모습인지 보고 싶다면 한국을 보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국방비를 새로운 글로벌 기준인 3.5%로 인상하고 재래식 방위에 대해 더 큰 책임을 지기로 결정한 것은 위협 환경에 대한 냉철한 이해를 그대로 반영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안보 공약 후퇴를 둘러싼 우려를 의식한 듯 헤그세스 장관은 서태평양 지역에서 침략을 막기 위한 강력한 군사적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 참석한 태미 덕워스 미국 상원의원(민주·일리노이)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들조차 미국의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공약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샹그릴라 대화를 주최하는 영국 싱크탱크 국제전략연구소(IISS)는 지난 29일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동맹 및 파트너십에 대한 거래적 접근 방식은 전 세계 미국 동맹국들에게 불확실성을 야기했다"며 방위력을 스스로 키우라는 미국의 요구가 동맹국들 사이에서 "버림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야기했다"고 분석했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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