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미얀마 단속 피해 스리랑카로…'사이버 사기 허브' 급부상
올해만 외국인 1000명 체포…중국·인도 등 사기단 고급 빌라 점거
관광비자로 입국해 '로맨스 스캠' 등 활개…스리랑카 재무부까지 노려
- 최종일 선임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스리랑카가 동남아시아에서 대대적인 단속을 피해 이동한 국제 온라인 사기 조직들의 새로운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AFP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동남아시아의 대표적인 범죄 거점인 캄보디아와 미얀마에서 강력한 단속이 이어지자, 기존 거점을 잃은 사기 조직들이 스리랑카로 이동하는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비교적 느슨한 비자 제도와 안정적인 고속 인터넷 환경이 이 같은 이동을 촉진한 것으로 보인다.
스리랑카 당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사이버 범죄 연루 혐의로 체포된 외국인은 1000명을 넘어섰다. 이는 2024년 전체 체포 건수인 430명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주요 국적은 중국, 베트남, 인도 등으로 파악됐다.
프레드릭 우틀러 경찰 대변인은 “최근 들어 범죄 규모가 급격히 확대되고 있으며, 관련 신고도 매일 접수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당국은 이번 주 남부 해안 갈레와 마타라 지역에서 밤사이 5차례 단속을 벌여 인도인 192명과 네팔인 29명을 체포했다.
범죄 조직들이 스리랑카로 이동하는 주요 배경으로는 비자 제도와 인프라가 지목된다. 스리랑카는 40여 개국에 30일 관광비자를 제공하며 온라인 신청도 가능하다.
이들은 관광객 신분으로 입국한 뒤 고급 빌라나 사무용 건물을 임대해 사기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사기 수법은 가짜 연애를 이용한 로맨스 스캠, 가상자산 투자 사기, 불법 도박 플랫폼 운영 등으로 다양하다. 초기에는 중국어권을 중심으로 활동했지만 최근에는 영어 등 다국어로 확장되며 피해 지역도 인도, 베트남, 필리핀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
이들 조직의 활동은 단순한 온라인 사기를 넘어 국가 기관 공격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스리랑카 당국은 최근 발생한 재무부 대상 사이버 공격에 국제 범죄 조직이 연루됐는지 조사 중이며, 피해 규모는 약 250만 달러로 추정된다.
스리랑카 주재 중국 대사관도 캄보디아, 미얀마, 아랍에미리트(UAE)에서의 단속 이후 범죄 활동이 스리랑카로 이동하고 있다고 인정하며 현지 당국과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당국은 범죄 조직에 공간을 임대한 건물주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불법 활동을 방조한 경우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틀러 대변인은 “비자 체류 기간을 초과한 외국인은 추방하고, 온라인 범죄 가담자는 법에 따라 엄중히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동남아 전역의 사기 조직 거점에는 최소 30만 명이 인신매매돼 강제 노동에 동원된 것으로 추정된다.
스리랑카 당국은 아직 자국 내 인신매매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해외 사기 조직에서 구조된 스리랑카인이 잇따르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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