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中 어민, 남중국해에 청산가리 살포…의도적 해양파괴"

"필 해군 장병 식량원 고갈 노린 사보타주"

2023년 11월10일 필리핀 해안경비대원과 기자들이 남중국해 분쟁 지역인 세컨드 토마스 암초에 정박한 BRP 시에라 마드레함을 촬영한 후 고무보트(왼쪽)를 타고 복귀하고 있다. 2023.11.10.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필리핀 정부가 13일(현지시간)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에서 중국 어민들이 독극물을 살포하고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AFP통신, 필리핀 국영 통신 PNA에 따르면 필리핀 국가안보회의(NSC)는 이날 필리핀 군이 지난해 세컨드 토마스 암초 주변의 중국 어민들로부터 청산가리(사이안화물)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코르넬리오 발렌시아 NSC 대변인은 성명에서 "분석 결과, 삼판선에서 압수한 노란색 병들에 사이안화물이 들어있음이 최종 확인됐다"며 "인간과 해양 생태계에 심각하고 되돌릴 수 없는 피해를 주는 것으로 알려진 고독성 화학물질"이라고 비판했다.

발렌시아 대변인은 이들이 사이안화물을 사용한 것은 지역 물고기 개체수를 줄여 해군 장병들의 핵심 식량원을 고갈시키려는 일종의 사보타주 행위라고 설명했다.

로이 빈센트 트리니다드 필리핀 해군 대변인 역시 필리핀군이 지난해 2월·7월·10월 중국 어선에서 출항한 소형 보트에서 사이안화물 10병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그는 장병들이 지난달 암초 인근 해역에서 또 다른 중국 선원들이 독극물을 살포하는 것을 목격했으며, 이후 암초 주변의 바닷물을 검사한 결과 사이안화물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필리핀과 중국은 세컨드 토마스 암초, 스카버러 암초 등 남중국해 일대에서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1999년 노후 상륙함 BRP 시에라 마드레(LS-57)를 전초기지 격으로 세컨드 토머스 암초에 의도적으로 좌초시킨 뒤, 군함에 해병대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다.

발렌시아 대변인은 "사이안화물은 산호초를 훼손해 궁극적으로 LS-57함의 구조적 기초를 약화할 수 있다"라며 "산호초가 심하게 훼손되면 군함의 안정성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중국이 환경 위기를 조작해 그 책임을 필리핀에 전가할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행위가 의도적인 것으로 증명될 경우, 필리핀 환경법과 국제 해양 규범, 그리고 유엔 해양법 협약(UNCLOS)을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