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딸' 사라 부통령 "2028년 대선 출마…마르코스 부패"

전문가 "부통령 승리 가능성…부친 수감 부재는 약점"

사라 두테르테 필리핀 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마닐라 만달루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28년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2026.2.18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사라 두테르테 필리핀 부통령이 18일(현지시간) 2028년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AFP통신과 BBC에 따르면 두테르테 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의 부패 혐의를 비판하며 "필리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두테르테 부통령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딸이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과 두테르테 부통령은 2022년 대선에서 러닝메이트로 출마해 압도적인 승리로 당선됐으나 이후 이견이 커지면서 동맹 관계가 무너졌다.

두 사람의 갈등은 지난해 3월 마르코스 대통령이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체포를 허용하자 극적으로 폭발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필리핀 마약 단속 과정에서 자행된 반인도적 범죄 혐의로 수감돼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또한 두테르테 부통령은 탄핵 위기에 놓여 있다. 지난해엔 탄핵소추안이 하원을 통과했다가 대법원이 절차 위반으로 위헌이라고 판단해 한 차례 고비를 넘겼다. 이달 들어서만 국가 기밀 자금 1030만 달러(약 149억 원) 횡령 의혹과 불법 재산 축적 의혹을 비롯해 여러 탄핵안이 제출됐다.

이에 대해 아테네오 정책센터의 마이클 헨리 유싱코 선임연구원은 두테르테 부통령의 대선 출마 선언은 "큰 위험"이라면서도 가족의 본거지인 민다나오에서의 탄탄한 지지 기반이 이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일반적인 생각으로는 두테르테 부통령이 승리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볼 수 있다"며 "여론조사 결과도 두테르테 부통령에게 유리하다"고 전했다.

다만 아버지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부재가 지지자들의 사기를 저하시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마르코스 행정부가 이제 더욱 공개적으로 적대감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며 "막후에선 아마도 두테르테 부통령의 탄핵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닐라에 본사를 둔 WR 누메로 리서치의 클레브 아르구엘레스 대표는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서 동맹 세력을 결집시키려는 의도라며 "두테르테 부통령은 배신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의회 정치인들에게 자신의 파벌이 여전히 권력을 잡을 수 있음을 상기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장 프랑코 필리핀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는 "국제형사재판소와 탄핵 소송을 고려할 때 두테르테 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과 반대하는 세력을 명확히 구분하려는 것"이라고 평했다.

필리핀 대통령의 임기는 6년 단임제로 제한돼 있어 마르코스 대통령은 차기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