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대만 압박?…中 어선 2000척, 동중국해에서 470㎞ '해상 장벽' 만들어

작년 12월 말, 올해 1월 두차례 집결 후 24시간 머물러
대만 봉쇄 의도…'대만 유사시 개입' 日에 시위 차원도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함을 비롯한 인민해방군 함정들이 2018년 4월 동중국해에서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중국이 최근 동중국해에서 어선 수천 척을 두차례 같은 해역에 집결시켜 '해상 장벽'을 만들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정보와 위성 영상 분석에서 지난해 12월 25일 전후 약 2000척의 중국 어선이 동중국해에서 남북 470㎞, 동서 230㎞에 걸쳐 역 L자 형태로 집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지난 1월 11일 전후에도 약 1300척이 남북 370㎞ 구간에 걸쳐 늘어선 모습이 포착됐는데 두 차례 모두 동경 125도 부근에서 선박들이 24시간 이상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집결 해역은 일본이 주장하는 배타적경제수역(EEZ) 경계선인 일중중간선 인근이다.

마스오 치사코 규슈대 교수는 "이 정도 규모의 동원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며 "일본과 대만에 대한 압박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밝혔다. 2016년 센카쿠 열도 주변에 중국 어선 200~300척이 모인 사례가 있었지만, 이번은 그 몇 배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당시 강풍 예보로 한국 어선이 항구로 복귀한 반면 중국 어선은 밀집 상태를 유지한 점도 이례적이다. 또 선박간 거리가 500m도 되지 않은 곳도 있었는데 이는 조수를 감안했을 때 안전하지 않은 거리에 해당한다.

사사키 다카후미 홋카이도대 교수는 "기상 회피 목적이라 해도 이 정도 규모로 장시간 진형을 유지하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다"며 "통상의 조업에 따른 정렬보다는 훈련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ISW)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해 11월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을 한 데 대해 시위 차원에서 중국이 해상 민병대를 동원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중국은 그간 해상 민병 등 비군사적인 수단을 통해 영향력을 확장하는 전술인 '그레이존' 전략으로 동중국해 등 분쟁 수역의 통제권을 강화해 왔는데 이번 움직임도 그 일환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해상 장벽의 위치가 상하이에서 뻗어 나가는 주요 해상 물류 경로와 가까운 동중국해라는 점에서 이는 대만을 겨냥해 중국이 유사시 국제해상물류를 통제할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는 경고일 수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