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삶이 바뀌었다"…계엄 1년에 외신이 만난 '저항의 주인공들'
"민주주의 지키기 위해 싸웠던 사람들"
- 양은하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1년(12월3일)을 맞아 외신이 당시 계엄령에 맞섰던 인물들을 통해 한국의 민주주의를 재조명했다.
AFP통신은 2일(현지시간) '한국의 짧은 계엄령이 삶을 어떻게 바꿔놓았나'는 제목의 기사에서 당시 윤 전 대통령 탄핵을 위해 입장을 바꾼 국회의원과 항의의 표시로 사임한 고위 공무원, 그리고 탱크를 막아선 젊은 여성 등 계엄 저지에 앞장선 인물들을 만나 소회를 들었다.
◇ 갈 곳 없어진 국회의원
"갈 곳이 없었어요. 세상에 완전히 혼자 남겨진 느낌이었습니다."
당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이었던 김상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 전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직후에 대해 "첫 감정은 안도였지만 그다음은 이제 난 뭘 해야 하지?"였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12·3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과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모두 찬성표를 던져 당내 '반탄파'들에게 비난과 탈당 요구를 받았다.
김 의원은 몇 주 고민한 끝에 이재명 당시 야당 대표를 공개적으로 지지했고 이후 한때 반대했던 야당에 입당했다.
그는 "12·3 이후의 이들이 내 삶과 정치에 방향성을 주었다"며 "이제는 내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명확히 알게 됐고 그 점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홀로 사직한 공무원
"정치적 입장이 어떻든 계엄령은 용납될 수 없다."
당시 법무부 감찰관이던 류혁(57)은 비상계엄 선포 직후 이렇게 외쳤다. 그는 그날 밤 유일하게 사표를 낸 고위 공직자다.
류혁은 AFP에 "계엄령과 관련된 어떤 업무도 수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확신했다"며 "만약 계엄령이 계속됐다면 많은 공무원이 내 견해에 동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직 1년이 지난 지금 그는 아직 무엇을 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변호사인 그는 법무 업무를 재개할 수도 있지만 요즘은 스쿠버다이빙과 달리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 두려워하지 않았던 여성
"무섭지 않았어요."
김다인(25)씨는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회를 향해 달려가 군용 탱크를 막아선 20대 여성이다. 그는 이후에도 혹한 속에서 거리로 나선 시위대에 합류해 시민들과 함께 자리를 지켰다.
김씨는 "탱크 앞에 섰을 때 성별 같은 것은 생각하지 않았다"며 "나는 앞으로도 내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대학 캠퍼스에서 자신에게 영감을 준 사람들과 함께 수업을 들을 준비를 하고 있다.
AFP는 그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싸운 이들의 삶은 이후 완전히 달라졌다면서 이들은 "2024년 12월 3일에 삶이 바뀐 많은 한국인 중 일부"라고 짚었다.
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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