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인니·태국 덮친 홍수·산사태…사망자 1000명 육박

몬순에 열대성폭풍 겹쳐 피해 가중…'기후변화 영향' 지적도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아체주 메우레우두의 홍수 피해를 보여주는 항공 사진 2025.11.30. ⓒ AFP=뉴스1 ⓒ News1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남아시아 지역을 강타한 홍수와 산사태로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태국에서 900명 이상이 숨지고 수백 명이 실종됐다.

가디언,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당국은 이번 주 내내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3개 주를 중심으로 폭우가 쏟아져 442명이 사망하고 402명이 실종됐다고 발표했다. 부상자는 최소 646명이 나왔고, 폭우 영향으로 수천 명이 필수품 없이 고립됐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구호품을 전달하기 위해 자카르타에서 군함 2척을 파견했다고 밝혔다. 악천후와 중장비 부족으로 구조활동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수하리안토 국가재난관리청장은 성명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본 수마트라섬 타파눌리와 시볼가는 "격리돼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군함이 1일 시볼가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태국 송클라주 핫야이에서 치명적인 홍수로 인해 손상된 차량 옆에 한 여성이 서 있다. 2025.11.30.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정환 기자

태국도 기록적인 폭우에 162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리퐁 앙카사꾼끼앗 태국 정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7개 주에서 총사망자 수는 162명이며 그중 송클라주에서 126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태국 정부는 사망 유가족과 보상금 최대 200만 밧(약 9000만 원)을 지급하는 등 구호 조치를 내놓았다. 그러나 정부의 홍수 대응에 대한 여론의 비판이 커지고 있으며, 지방 공무원 2명이 부실대응 혐의로 정직 처분을 받았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한 여성이 콜롬보 외곽 웰람피티야에서 폭우로 물에 잠긴 거리를 아이를 안고 걸어가고 있다. 2025.11.30. ⓒ AFP=뉴스1 ⓒ News1 이정환 기자

스리랑카에서도 사이클론 디트와가 섬 전역에서 일으킨 홍수와 산사태로 최소 334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실종됐다.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의 저지대도 물에 잠겨 이재민 약 14만 8000명이 임시 보호소에 수용됐다.

당국자들은 구호 작업자들이 쓰러진 나무와 산사태로 막힌 도로를 치우면서 가장 피해가 심한 중앙 지역의 피해 규모가 이제 막 드러나고 있다고 전했다.

콜롬보 교외 거주민 셀비(46)는 "우리 집은 완전히 물에 잠겼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지만, 가족을 데려갈 수 있는 안전한 피난처가 있기를 바란다"며 옷과 귀중품을 들고 침수된 집을 떠났다고 AFP통신에 전했다.

이번 폭우는 매년 6~9월 이어지는 몬순 폭우에 이례적인 열대성 폭풍이 겹쳐 피해가 커졌다. AFP통신은 기후 변화로 폭풍 패턴이 영향을 받아 더 강한 폭우, 급격한 홍수, 강풍을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