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다카이치 "더 일할 수 있는데 못해"…노동시간 연장 재강조

日노동생산성 OECD 29위로 추락…노동 활성화로 경제 활성화 노려

10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11.10 ⓒ AFP=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버리겠다"고 했던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노동시간 규제 완화 추진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12일 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노동시간 규제에 대해 "기업들이 노동시간 규제에 지나치게 위축돼 실제로는 더 일할 수 있는데도 불필요하게 제약을 두는 현실이 있다"고 말했다.

현행 노동시간 규제가 너무 엄격해서 오히려 기업의 경쟁력과 근로자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으로 노동시간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자민당 총재선거 당시에도 노동시간 규제 완화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던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취임 직후 우에노 겐이치로 후생노동상에게 노동시간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찾으라고 지시하는 등 이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일본은 2019년부터 순차적으로 시행된 근로방식 개혁 관련법에 따라 잔업(시간외근무) 시간 상한이 월 45시간 연 360시간으로 정해져 있다. 노사 합의가 있으면 월 100시간(휴일근무 포함), 연 720시간까지 허용된다.

신문은 다카이치 내각이 잔업 시간 상한을 상향하고, 재량노동제(노사가 미리 정한 시간을 일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잔업수당·심야근무·휴일 근무 규정도 재검토 대상이다.

다카이치 총리가 노동시간 상한을 완화하려는 것은 일본의 노동생산성 저하와 국제 경쟁력 약화 때문이다. 2023년 일본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56.8달러로 OECD 38개국 중 29위에 머물렀다. 2018년(21위)보다 순위가 크게 떨어진 것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의 부상과 산업 구조 변화로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경제 성장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진단하고 노동력 활성화가 경기 회복의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노동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렌고)의 요시노 도모코 회장은 "노동시간 규제 완화는 과로사 문제를 악화시키고 지금까지의 개혁을 역행하는 조치"라며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