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도움으로 놓은 인니 고속철…2년만에 '부채 시한폭탄' 전락
무보증·고이율 中자본 선택했지만…비용 급등에 '정부보증' 결정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인도네시아가 중국의 지원을 받아 건설한 73억 달러(약 10조 4100억 원) 규모의 고속철도 '우쉬(Whoosh)'의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중국과 부채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쉬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와 145㎞ 떨어진 자바섬 서쪽 반둥을 연결하는 고속철도다. 2015년 조코 위도도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 재임 시기 중국 투자 자본을 들여오면서 건설을 시작해 지난 2023년 10월 개통했다.
최고 시속 350㎞에 달하는 우쉬 고속철도는 두 도시 간 이동시간을 3시간에서 45분으로 단축했다. 그러나 철도역이 도심과 멀리 떨어져 있는 데다 요금도 비싸 수익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쉬 고속철도는 지난해 약 4조 2000억 루피아(약 3600억 원)의 손실을 보고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1조 6000억 루피아(약 1400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부채 위험이 커지자 지난 8월 국영 철도 운영사의 최고경영자가 의회 청문회에서 우쉬 고속철도의 재정 문제가 "시한폭탄"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결국 지난달 8일 인도네시아 국부 펀드 다난타라는 고속철도 우쉬의 부채 구조조정을 위해 중국과 공식 협상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고속철도 건설 과정에서 정부가 사업성 평가를 제대로 거치지 않고 비싼 이자율의 중국 자본을 들여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우쉬 고속철도는 사업비 약 75%를 중국 개발은행(CDB)에서 대출받아 자금을 조달했다.
현지매체 콤파스에 따르면 2015년 당시 프로젝트 입찰 과정에서 인도네시아 정부는 정부보증을 조건으로 하는 일본의 0.1% 이자율 대신 보증을 요구하지 않는 중국의 2% 이자율 조건을 선택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정부재정을 들이지 않고 민간개발로 진행될 것이라 약속했지만, 사업 진행 과정에서 예상 비용은 약 86조 루피아(7조 3600억 원)에서 113조 루피아(9조 6800억 원) 이상으로 급증했다. 결국 2021년 인도네시아 정부는 프로젝트 부채 일부를 최종 보증하기로 결정했다.
이자 지급액은 연간 약 2조 루피아(1714억 원)로 추산된다. 이에 이자 지급이 프로젝트 컨소시엄의 책임인지, 정부가 부담해야 하는지 여전히 논란이 일고 있다고 콤파스는 전했다.
인도네시아 경제·금융 개발 연구소 에코 리스티얀토 부소장은 처음부터 많은 사람들이 서로 가까운 두 도시 사이 고속철도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했다며 "이것은 중국의 잘못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함정을 판 것"이라고 FT에 전했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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