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모디, 트럼프 '파키스탄 언급' 우려로 아세안 정상회의 불참"
인도 정부 관계자 "관련 언급으로 주의회 선거 악영향 염려"
"현 시점 회담서 뚜렷한 무역갈등 성과 얻지 못할 것으로 봐"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28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나렌드라 인도 모디 총리가 불참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파키스탄 관련 언급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익명의 인도 정부 관계자들은 블룸버그에 "(모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월 인도와 파키스탄 간 휴전을 자신이 중재했다고 다시 주장할까 봐 우려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막한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집권 2기 첫 아시아 순방 일정을 시작했다.
모디 총리는 올해 회의에 화상으로만 참여했다. 2014년 집권 이후 2022년을 제외하고 모든 회의에 참석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모디 총리가 다음 달 6일 시작되는 비하르 주의회 선거를 앞두고 여당 지지 유세에 집중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관련 발언을 할 경우 국내 정치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와 미국의 관계는 파키스탄과의 카슈미르 지역 무력 충돌 이후 악화했다.
인도는 지난 5월 7일 카슈미르와 펀자브주 등 9곳을 미사일로 타격하는 '신두르 작전'을 개시했다. 파키스탄도 이 작전을 '전쟁 행위'로 규정하며 보복 공격을 가했다.
같은 달 10일 양국은 미국의 중재 끝에 휴전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이들이 싸움을 멈춘 이유는 (미국과의) 무역이 컸다"고 주장했으며, 자신이 노벨 평화상을 받아야 하는 이유 중 하나로 해당 분쟁을 언급하기도 했다.
인도는 이를 부인했지만, 파키스탄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로를 인정하며 그를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러시아산 원유 구매에 대한 제재로 인도산 수입품에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양국 간 무역 협상은 교착 상태에 있다.
정부 관계자들은 이와 관련해 "(모디 총리가) 말레이시아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하더라도 무역 갈등과 관련해 뚜렷한 성과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봤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두 정상이 지난주 통화했으나 인도 측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귀띔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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