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캄보디아 장기적출 의혹…中 '일대일로 의료 수출'의 검은 그림자

(서울=뉴스1) 문영광 기자

"캄보디아는 국가로 보이지 않고 중국의 한 성(省)처럼 보인다."

김황호 한국장기이식윤리협회(KAEOT) 이사는 최근 캄보디아에서 불거진 외국인 대상 강제 장기 적출 의혹과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 중국의 강제 장기 적출 관련 시스템이 주변국으로 '수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이사는 16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이번엔 한국인이 캄보디아 내 주요 피해자였지만, 이전에는 인도네시아나 대만 사람들이 비슷한 피해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23년에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캄보디아로 끌려가 신장 적출을 강요받았고, 돈을 주겠다고 속인 뒤 감금한 채 강제 적출을 시도했다”며 "대만에서도 유사한 장기 적출 협박 사례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특히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 잇는 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통해 캄보디아에 세워진 병원을 주목했다.

그는 "중국은 지난 2022년 프놈펜에 9천만 달러를 투자해 병원을 지었고,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개원식에서 '신장 이식을 합법적으로 추진하라'고 말했다"라며 "그간 중국의 군 병원이 강제 장기 적출과 불법 이식을 주도해 왔는데, 이 병원들은 오랫동안 캄보디아 병원을 지원하고 교육했다"고 지적했다.

김 이사는 캄보디아 범죄 조직이 군부·경찰과 유착 여부에 대해서도 "당연히 그렇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막대한 자본을 넣고, 집권층과 상류층이 중국 공산당의 혜택을 받아왔다"며 "캄보디아는 지금 국가라기보다 중국의 한 성(省)처럼 움직이고 있다. 한국인들이 연루되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이사는 "중국의 강제 장기 적출 실태를 10년 넘게 폭로해 왔지만 여전히 국제사회의 대응은 미약하다"며 "한국인들이 캄보디아 사태를 계기로 중국의 시스템적 범죄를 이해한다면, 국내에서 비슷한 일이 일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glory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