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명 사망' 네팔시위 진정…새 임시총리, '친 Z세대' 장관 중용
개혁성향 관료·인권변호사 등 발탁…시위 주도 젊은 세대 의견 반영
카르키 총리 "내년 3월 총선까지만 과도정부 이끌겠다" 약속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네팔을 뒤흔든 'Z세대 시위' 이후 무너진 정부를 이끄는 수르카 카르키 임시 총리가 비정치인 전문가들을 내각에 적극 등용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과 현지 매체들이 15일 보도했다.
카르키 총리는 시위를 주도한 젊은 세대의 요구를 반영해 기성 정치인을 배제하고 전문성과 청렴성을 갖춘 인사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재무장관에는 라메슈와르 카날 전 재무부 차관을, 내무·법무장관에는 옴프라카시 아리얄 변호사를 지명했다.
네팔 언론 칸티푸르는 이들을 Z세대가 선호하는 인물로 평가했다. 카날 전 차관은 깨끗한 관료 이미지로, 아리얄 변호사는 표현의 자유 옹호자로서 시위대와 정부의 협상을 중재한 역할로 신망을 얻었다.
에너지·인프라·교통 등 3개 부처를 총괄할 장관직에는 쿨만 기싱 전 전력청장이 임명됐다. 기싱 전 청장은 고질적인 정전 사태를 해결해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 인물이다. 그는 전력청 내부 부패를 단속하다 이전 정부와 갈등을 빚고 해임된 이력이 있어 개혁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여성·아동 인권 변호사 사비타 반다리 바라르는 네팔 최초 여성 검찰총장으로 내정돼 시위 과잉 진압 책임자 처벌과 부패 관료 기소 등 사법 개혁을 이끌 전망이다.
이 밖에도 국방장관에는 퇴역 장성인 발라 난다 샤르마, 청년·체육부 장관에는 크리켓 국가대표 출신인 파라스 카드카가 기용될 예정이다.
이 같은 테크노크라트(기술관료) 중심 내각은 기성 정치권에 대한 젊은 세대의 불신과 변화에 대한 열망을 반영한 파격적인 인선으로 평가된다.
앞서 네팔에서는 지난주 초부터 정부의 소셜미디어 차단에 반발한 청년들이 거리로 나서 만연한 정부 부패를 비판하기 시작했고, 경찰의 과잉 대응이 겹치며 전국적인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번졌다.
정부 청사와 국회, 법원까지 습격을 받는 등 극도의 혼란상이 펼쳐졌으며 이 과정에서 현재까지 최소 72명이 숨지고, 2000여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결국 행정부 수반인 K.P. 샤르마 올리 총리가 사임했고, 대법원장을 지낸 카르키 총리가 임시 총리로 취임하면서 수습 국면에 접어들었다.
카르키 총리는 33개에 달하는 정부 부처를 절반 수준으로 줄여 효율성을 높이고, 의회 해산 후 새로운 총선이 개최될 내년 3월까지만 과도 정부를 이끌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14일 첫 대국민 연설에서 그는 "권력을 맛보려고 이 자리에 온 게 아니다"라며 6개월 내 권력을 이양하겠다는 뜻을 확실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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