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특권 폐지" 인니 시위 격화…6명 사망, 수도에 軍 투입

경찰, 수도 전역 검문소 설치…주요 지점 저격수 배치돼
유엔인권사무소 "시위 예의주시…우려 잠재우려 대화해야"

1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서자바 반둥에서 경찰 개혁과 의회 해산을 요구하는 시위 도중 시위대가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포스터에 불을 붙이고 있다. 2025.09.01. ⓒ AFP=뉴스1 ⓒ News1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인도네시아에서 국회의원 특권 논란과 오토바이 배달 기사 사망으로 촉발된 전국적 시위로 인해 현재까지 6명이 숨졌다. 수도 자카르타에는 군이 배치돼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1일(현지시간) AFP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남술라웨시 주도 마카사르에서 시위대가 시의회 건물에 불을 질러 3명이 숨졌다.

이에 앞서 경찰 전술차량에 치여 숨진 배달 기사 아판 쿠니아완(21), 정보 요원으로 의심받고 군중에게 구타당한 1명, 경찰과 충돌 과정에서 숨진 학생 1명까지 더하면, 이번 시위로 인한 사망자는 모두 6명에 달한다.

이날 국회 바깥에는 최소 500명의 시위대가 집결했다가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이 "법에 따르면 시위를 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하며 오후 6시까지는 시위가 끝나야 한다"고 경고한 뒤 해산했다.

다른 곳에서 시위는 더 격화했다. 술라웨시섬 고론탈로시에서는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하면서 경찰이 최루가스와 물대포로 대응했다. 자바 본섬 반둥에서는 시위대가 주의회 건물에 화염병과 폭죽을 던졌다.

수마트라섬 팔렘방에서는 수천 명이, 보르네오섬 반자르마신과 자바의 욕야카르타, 술라웨시 마카사르에서는 각각 수백 명이 집결했다.

이번 시위는 국회의원들이 최저임금의 10배에 달하는 주택수당을 비롯해 과도한 특권을 받아 왔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아판 쿠니아완의 죽음으로 시위는 전국적으로 확산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의회 지도부가 의원 수당과 해외 출장 등 여러 정책을 철회한다고 전했다"며 뒤늦게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성난 민심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에 경찰은 수도 전역에 검문소를 설치했고, 경찰과 군이 도시 전역에서 순찰을 벌였으며 주요 지점들에는 저격수들을 배치했다.

자카르타의 학교와 대학들은 오는 2일까지 온라인 수업을 진행한다. 수도에 근무지를 둔 공무원들은 재택근무를 하도록 지시를 받았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당초 중국의 80주년 전승절 기념 열병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취소했다.

라비나 샴다사니 유엔 인권사무소 대변인은 "인도네시아 전역의 시위와 관련된 일련의 폭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이 시위는 의회 수당, 긴축 조치, 그리고 군경에 의한 불필요하거나 불균형적인 무력 사용 의혹에 관한 것으로, 대중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