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주택수당, 최저임금 10배' 시위 사태에…인니 "특혜 축소"
의원 특권 항의 집회서 사망자 나오며 시위 전국 확산·과격화
정부 건물·장관 자택 등 방화 약탈 잇따라…대통령, 방중 취소
-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인도네시아에서 국회의원이 받는 과도한 특혜에 항의하는 시위가 커지고 과격화 양상까지 나타나자 인도네시아 정부가 국회의원 특혜를 축소하기로 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의회 지도부가 의원 수당과 해외 출장 등 여러 정책을 철회한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평화적 집회의 권리는 존중되고 보호되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법을 벗어난 행동, 심지어 불법적 행동, 반역과 테러에 가까운 행동의 징후가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샤프리 샴수딘 국방장관도 민간 주택이나 국가 기관에 침입한 "폭도 및 약탈자"에 대해 군경이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최근 최저임금의 10배에 달하는 주택 수당 등 과도한 국회의원 특권에 항의하는 집회에서 지난 28일 한 오토바이 운전자가 경찰 장갑차에 깔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시위가 각지로 확산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동부 마카사르에서는 일부 시위대가 지난 29일 의회 건물에 불을 질러 최소 3명이 사망했고, 한 사람이 정보 요원이라는 의심을 받아 군중에게 구타당한 후 사망했다.
30일에는 롬복섬에서 지방 의회 건물이, 자바섬 수라바야에서는 경찰청 본부가 불에 탔다. 31일 밤에는 스리 물야니 인드라와티 재무장관의 자택이 약탈당했다.
시위가 확산하자 1억 명 이상의 인도네시아인 사용자를 보유한 틱톡은 30일부터 며칠간 인도네시아에서의 생방송 기능을 중단하기로 했다. 자카르타 공무원들은 재택근무를 하기로 했으며 한 국제학교는 2일까지 온라인 수업만 진행하기로 했다.
프라보워 대통령도 중국의 80주년 전승절 기념 열병식 참석을 취소했다.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도 자카르타 시내 및 주요 도시에서 시위가 격화되고 있다며 조기 귀가와 이동 자제 등 신변 안전에 각별히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공공정책 자문 업체 글로벌카운슬의 데디 디나르토 선임연구원은 "현장에서 경제적 어려움과 정부의 특혜에 대한 불만은 여전히 남아 있다"며 "이러한 근본적인 우려가 해소되지 않는 한 (대통령의) 연설만으로는 불안을 완전히 해소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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