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거리 점령한 '원피스 해적 깃발'…정부 "국가분열 시도" 흥분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인도네시아에서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 시리즈 '원피스'에 등장한 해적 깃발을 게양해 정부의 부패와 족벌주의에 항의하는 '다크 인도네시아'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과 AFP 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적 깃발 게양은 이번 여름 초에 일부 트럭 운전사들로부터 시작됐다가 온·오프라인으로 퍼졌다.

현재 다양한 지역의 수많은 트럭과 자동차, 집에서 해적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자바섬의 원피스 깃발 판매상은 지난달 주문이 쇄도해 주문을 일시 보류했다고 말했다.

애니메이션 원피스에서 해적 깃발은 권위주의적인 세계 정부에 대한 저항을 상징한다.

수마트라섬에 거주하는 24세 대학생은 "홍백기(인도네시아 국기)는 부패한 이 나라에 게양하기엔 너무 신성해 원피스 깃발을 게양했다"며 "인도네시아에서 언론의 자유는 매우 제한적이며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바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38세 사장은 "나는 내 의견을 표현하고 나 자신을 표현할 자유를 갖고 싶다"며 "이건 단지 일본 만화에 나온 깃발일 뿐이다"라고 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국가 분열 시도라며 관련 법에 따라 국기 해적 깃발을 높게 달면 처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해당 법은 국기를 훼손하거나 모욕·깎아내릴 의도가 있을 경우 최대 5년 징역 또는 약 3만1000달러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부는 또한 오는 17일 독립기념일 80주년에는 국기와 해적 깃발 동시 게양 금지를 검토하고 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