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캄보디아 국경 이틀째 포격전…최소 16명 숨져

오랜 영유권 분쟁 국경서 지뢰 폭발로 태국군 부상…태국 F-16 전투기 공습 강경 대응
태국 "전쟁으로 번질 수도" 경고…"침략" 규탄한 캄보디아, 유엔 안보리 소집 요청

태국의 포병 부대가 25일 수린주에서 캄보디아 쪽으로 포를 쏘고 있다. 2025.7.25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국경 분쟁을 벌이고 있는 태국과 캄보디아의 포격전이 25일 이틀째로 접어들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국경 지역에서 발생한 양국의 충돌로 최소 16명이 사망하고 태국 측에서만 10만 명이 대피하는 등 인도적 위기가 고조됐다.

품탐 웨차야차이 태국 총리 권한대행은 현재 교전에 중화기가 사용되고 있다며 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태국 보건부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군인 1명과 민간인 14명 등 15명이 숨졌다. 캄보디아 오다르미안체이주는 민간인 1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부상자는 태국 측에서 군인 15명을 포함해 46명이 나왔다. 캄보디아 정부는 공식적인 사상자 현황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충돌이 격화하면서 태국은 국경 인근 4개 주에서 10만672명을 대피시켰고 캄보디아 또한 1500가구가 대피했다고 밝혔다.

태국 군 당국은 우본랏차타니주와 수린주에서 새벽부터 교전이 있었다면서 캄보디아군이 중화기와 야포, 옛 소련제 BM-21 로켓 시스템으로 공격하는 것에 적절한 사격으로 대응했다고 밝혔다.

이번 무력 충돌은 100년 넘게 영유권 분쟁이 있었던 817㎞ 길이 국경 지대에서 발생했다. 직접적인 도화선은 지난 23일 태국 군인 5명이 캄보디아 측이 매설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뢰 폭발로 중상을 입은 사건이었다.

25일 태국의 군용 차량이 부리람주의 도로를 따라 국경 지대로 이동하고 있다. 2025.7.25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태국 정부는 즉각 캄보디아 주재 자국 대사를 귀국시키고 태국 주재 캄보디아 대사를 추방하는 등 외교 관계를 최저 수준으로 격하하며 강경하게 대응했다.

태국군은 F-16 전투기 6대를 국경에 배치했으며 이 가운데 일부를 동원해 캄보디아 내 군사 목표물을 공습했다. 또 우크라이나제 T-84 오플롯 주력 전차를 포함한 기갑 부대를 국경으로 이동시켰다.

런던 소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는 태국의 이례적인 F-16 배치가 전투기가 없고 방위장비와 병력이 부족한 캄보디아에 군사력 우위를 보여주려는 목적이라고 풀이했다.

미국의 동맹국인 태국은 잘 훈련되고 현대화된 군대를 보유했다. 상비군 병력은 36만 명을 넘는다. 캄보디아 병력은 약 12만4000명 정도에 그친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은 중재에 나섰다. 아세안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의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는 양국 정상과 통화하고 즉각적인 휴전과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다.

이번 사태는 아세안의 분쟁 해결 능력과 내정 불간섭 원칙에 대한 시험대로 여겨지고 있다. 2011년 분쟁 당시 캄보디아는 아세안이 아닌 유엔에 중재를 요청했었다.

미국은 즉각적인 적대행위 중단과 민간인 보호,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다. 중국 또한 사태 악화에 우려를 표하며 긴장 완화를 위해 역할을 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캄보디아는 태국의 공습을 "무모하고 잔인한 군사적 침략"이라고 규탄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아세안 회원국이 다른 회원국과의 분쟁으로 유엔에 개입을 요청한 건 14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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