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에 외국인 가이드뿐"…中·韓 불법 가이드에 태국 관광업 울상

태국서 中·韓 등 외국인 가이드 불법 고용 횡행
현지 가이드들 "태국 관광업 외국 손에 넘어갈 것"

코로나19 방역조치가 완화된 태국 방콕 수완나품국제공항이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1.11.01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코로나19 방역 완화로 태국 관광산업이 활기를 되찾았지만 중국과 한국 등 불법 외국인 관광 가이드와의 경쟁으로 태국 현지 가이드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불법 외국인 가이드와 외국 여행사에 일감을 모두 뺏겨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태국에서 중국인과 한국인 등 외국인들이 정부 허가 없이 관광 가이드로 일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현행법상 태국에서 외국인은 관광 가이드로 일할 수 없으며 최소 51%의 지분을 태국 국민이 소유한다는 조건에서만 관광 사업자 등록이 가능하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방역 완화로 중국 관광객 유입이 급증하자 중국 관광업체들이 중국인 유학생을 가이드를 고용하거나 중국 중국인 소유 사업체에 관광객을 데려오는 조건으로 수수료를 받는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콕 소재 킹몽쿳공과대학교의 중국학 전문가 차다 트리암비타야는 "코로나 이후에는 단체 관광이 줄고 소규모의 개인 맞춤형 관광상품 수요가 늘어 중국인을 고용하는 중국 여행사가 많아졌다"며 "결국 태국 여행사들과 관광업계에 이익이 돌아가지 못하는 구조다"고 설명했다.

관광객들의 복귀로 기대에 부풀던 현지 가이드들은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중국어와 영어에 모두 능통한 태국인 가이드 사이촌(48)은 "치앙마이, 푸켓, 사무이, 방콕 등 태국 어디에서든 외국인 가이드를 발견할 수 있지만 당국은 항상 외면할 뿐이다"고 푸념했다.

중국어를 구사하는 태국인 가이드 파이사른 수에타누웡은 태국 정부에 탄원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태국인이든 중국인이든 가이드들은 관광 상품 판매에 따른 수수료를 놓고 경쟁하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현지 한국 여행사들도 이런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어를 구사하는 익명의 태국인 가이드는 "한국 여행사들은 한국인 가이드를 고용하면서 태국인 가이드는 예약이나 연락 업무만 맡게 하는 꼼수로 운영 중이다"며 "이런 불법행위가 계속되면 태국 관광업은 외국의 손에 넘어가게 될 것"이라고 한숨 쉬었다.

이에 태국 정부는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수찻 촘클린 태국 노동부 장관은 외국인 가이드 문제로 태국 관광업계가 피해를 보고 있다며 외국인 가이드 신고에 적극 나설 것을 당부했다.

태국 현지 언론 타이거(Thaiger)에 따르면 지난달 태국 경찰은 푸켓에서 허가 없이 가이드로 일하던 29세 러시아 남성을 체포하기도 했다.

한편 태국은 관광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관광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코로나19 방역조치가 완화되면서 올해 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2500만~3000만 정도로 예상된다.

jaeha6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