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집착' 아내에 질려 가출 13년 남편, 이혼 승소
- 박혜연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70세 싱가포르 남성이 고양이에 집착해 마구잡이로 수집하던 아내(67)에 대해 이혼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싱가포르 지방법원의 셰이크 무스타파 아부 하산 판사는 아내의 고양이에 대한 집착이 가정 파탄의 근거가 됐다며 이혼 판결을 내렸다.
지난달 21일 무스타파 판사가 발표한 판결문에 따르면 이 부부는 1975년 결혼한 후 약 20년 간 평탄한 결혼생활을 유지했지만 아내가 아들에게 자동차 등 여러 물건을 사주기 위해 부부 공동 예금계좌에서 남편의 동의 없이 돈을 인출하면서 다툼이 잦아졌다.
부부의 관계는 1997년 아내의 꿈에 죽은 친정 어머니가 나타나 고양이를 잘 돌봐주라고 부탁한 후부터 더욱 악화되기 시작했다. 남편은 아내가 '고양이를 잘 돌보면 천국으로 간다'고 믿으며 고양이들에 집착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아내는 처음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다가 그중 몇마리를 입양해 집에 데려오는 것을 시작으로 하나둘씩 고양이들을 '수집'하는 이른바 '호더'가 됐다.
고양이들은 배변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해 집안 곳곳에 무분별하게 배변했고 집안에는 온통 악취가 풍겨 이웃들로부터 항의가 쏟아질 정도였다. 경찰과 당국이 집을 찾아와 아내에게 주의를 당부했지만 아내는 고양이 수집을 멈추지 않았다.
침대가 고양이 배변으로 계속 더럽혀지자 남편은 바닥에 매트를 깔고 잠을 자기 시작했다. 그는 2003년 경찰에 신고도 해봤지만 '집안 문제'라며 경찰이 개입을 꺼려했다고 호소했다. 결국 남편은 2007년 가출하고 아내와 연락을 끊었다.
아내가 기르던 고양이가 총 몇 마리인지 판결문에서 정확히 나오지는 않았지만, 아내는 가사 도우미가 자신의 고양이 40마리를 죽였다고 주장하며 최근 한 인력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무스타파 판사는 "부부는 십수년간 사이가 멀어졌다. 이는 어느 모로 보나 긴 시간이고, 다시 불붙을 사랑이나 애정의 불씨가 남아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
hypark@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