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순 휩쓴 인도·네팔 등에서 600명 사망…이재민만 수백만

매년 6월 발생하는 계절풍…올해도 피해 커
국제적십자 "인도적 위기…지원 촉구"

계절풍(몬순)의 영향으로 대규모 홍수가 발생한 인도에서 18일 피해주민들이 구조작업을 진행하는 모습.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남아시아 인도·네팔·방글라데시 일대에서 계절풍인 '몬순'의 영향으로 600여명이 사망하고 수천만명이 피해를 입었다.

몬순은 매년 6월 초 이 지역에서 발생하지만, 올해는 8월 둘째 주부터 폭우와 산사태가 잇달아 발생하며 더 큰 상처를 남겼다.

19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최근 발생한 폭우·산사태로 인도 내 인구밀집지역 73곳 가운데 33곳에서 5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은 북부 비하르주(州)로, 지금까지 153명이 사망했다. 이재민 대피소에는 약 40만명이 몰렸으며 약 1000만명이 홍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

주 재난관리당국은 현재 응급대원 5000여명과 군인 2000여명을 투입해 구조 작업을 진행 중이다. 관계자인 아니루드 쿠마르는 "이재민을 수용하기 위해 1300여개 대피소를 열었다"고 말했다.

이웃 지역인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는 다시 시작된 폭우로 마을 수백곳이 고립되며 군이 투입됐다. 이곳 대피소에는 10만명의 이재민이 몰렸으며 전체 피해 인구는 20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몬순은 인도 동부와 서부에도 대규모 피해를 남겼다. 동부 아삼주에서는 홍수로 최소 60명이 사망했다. 지역 대피소는 현재 이재민 42만5000여명을 수용 중이다. 서부 벵갈주에서는 지금까지 52명이 사망하고 피해 이재민이 100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인도 주요 도시와 지방을 연결하는 철도는 철로들이 손상되면 6일 연속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네팔에서는 지난 주말에만 123명이 홍수로 사망했다. 전체 인구 2800만명 가운데 최소 20%가 피해를 입을 전망이다. 유엔(UN)은 네팔이 15년 만에 최악의 홍수 피해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최소 100명이 사망하고 600만명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학교와 대학 건물을 중심으로 대피소 1000여개를 열어 30만명의 이재민을 돌보고 있다.

북부 쿠리그람주는 큰 피해가 발생했으나 아직까지 정부의 지원이 닿지 않았다. 이곳의 농부인 포레시 몬돌은 AFP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누구도 우리를 돕지 않는다. 우리는 젖지 않는 물건 한줌과 함께 남겨졌다"고 호소했다.

국제적십자사는 남아시아를 휩쓴 몬순 피해를 '인도적 위기'로 부르며 지원을 촉구했다.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인 마틴 팰러는 "네팔·방글라데시·인도의 수백만명이 심각한 식량 부족과 오염된 물로 인한 질병 위기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19일(현지시간) 홍수로 범람한 인도 비하르주(州)에서 어린이들이 임시 뗏목을 타고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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