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우울한 명절'…유조차 참사·테러로 220여명 사망

이슬람 명절 '이드 알 피트르', 애도 분위기

파키스탄 군인들이 25일(현지시간) 유조차 폭발 사고 현장에서 근무를 서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파키스탄이 26일(현지시간) 애도의 분위기에서 금식 기간인 라마단이 끝나는 것을 축하하는 이슬람 명절 '이드 알 피트르'를 맞았다. 전일 중부 지역에서 전복된 유조차가 폭발해 153명이 사망하고 다수가 부상한 탓이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폭발 사고는 전일 이른 시간에 발생했다. 남부 카라치에서 북동부 라호르로 이동하던 유조차가 펀자브 주 남동부 도시 바하왈푸르의 아흐메드푸르 인근 고속도로 위에서 넘어진 뒤 길 밖으로 밀려났고, 탱크에서 약 4만 리터의 기름이 흘러나왔다.

경찰의 구체적인 사고 원인을 확인해 주지 않고 있다. 다만 현지 매체들은 목격자를 인용해 타이어가 터지면서 차량이 넘어졌다고 보도했다.

사고가 나자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 수백 명이 기름을 가져가기 위해 통을 들고 모여들었다. 차가 폭발할 수 있다며 현장에 다가가지 말라는 운전수와 경찰의 경고는 기름을 가져가려는 사람들의 욕구에 의해 철저히 무시됐다. 이날엔 명절을 고향에서 맞으려는 사람들로 인해 도로에도 사람들이 많았다.

25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유조차 폭발로 화상을 입은 환자들이 바하왈푸르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 AFP=뉴스1

이후, 유조차가 폭발했고 현장에 있던 사람들뿐 아니라 십여 대의 차량도 화염에 휩싸였다. 검은 연기가 현장을 뒤덮었다. 폭발 원인과 관련해 일부 목격자들은 유조차 인근에서 담배를 피운 사람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인근 병원의 원장인 자베드 이크발은 "사망자 수가 153명으로 늘었다. 병원엔 중상자들이 많다"고 밝혔다.

펀잡 주 관리는 사고 운전사는 무사하며 현재 구금돼 있다고 밝혔다. 이날 국영방송은 런던 순방 일정을 중단하고 나와즈 샤리프 총리가 바하왈푸르에 도착하는 모습을 내보냈다. 방송은 총리가 사고 현장을 방문한 뒤 사상자들이 있는 병원을 찾는다고 전했다.

지난 23일 파키스탄 전역에서 테러가 연이어 발생해 최소 69명이 사망한 데 이어 유조차 참사마저 빚어져 파키스탄에선 이슬람 축제임에도 애도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인근 주민은 이번 사고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모함마드 샤비르는 기름이 든 통을 가리키며 "이 기름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며 흐느꼈다. 아흐메드푸르의 의원 마크둠 사이드 하산 길라니는 뉴욕타임스(NYT)에 "끔찍한 참사다"며 "가난과 욕심, 무지 때문에 발생했다"고 안타까워했다.

24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라호르에서 승객들이 가득 찬 버스가 이동하고 있다. 이들은 이슬람 명절을 가족들과 함께 보내기 위해 고향으로 가고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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