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말리는 中 투기심리…'슝안'이면 무조건 사고본다

부동산, 주식, 도메인 시장 광풍…"피로감 노출"

슝안 경제 특구가 설립될 허베이 지방. ⓒ AFP=뉴스1

(서울=뉴스1) 민선희 기자 = 이달 중국 주식시장의 키워드는 '슝안'이었다. 중국 투자자들은 슝안과 관련된 것이면 뭐든 사고 봤다. 이달 내내 슝안 특구 관련주는 급등했고, 슝안(xiongan)이 들어가는 인터넷 도메인 가격까지 뛰어오를 정도였다. 그러나 19일 블룸버그는 투자자들이 조금 더 장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일 중국 정부가 슝안 경제특구 설립을 발표한 이후 부동산 거물들이 슝안 지역으로 몰렸다. 결국 중국 당국은 5일 부동산 거래를 중단시키고 부동산 업체에 영업정지 명령을 내려야만 했다. 주식시장도 마찬가지였다. 주로 베이징에 본사를 둔 기업들이 급등했는데, 슝안 특구로 지정된 톈진, 허베이 지방과 거리가 가깝다는 이유에서다.

이달 최고 실적을 올린 상하이 상장 주식 20개 중 14개가 베이징, 톈진, 허베이에 본사를 두고 있다. 그중 5개 종목은 매 거래마다 일일 상승 한도인 10%씩 뛰어올라 2거래일 정도 거래를 중단해야만 했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슝안 특구 주변에 본사를 둔 상위 15개 업체의 시가 총액은 슝안 특구 설립 발표 이후 1390억위안가량 늘었다.

허베이에 본사를 두고 있는 전기장비 제조 업체인 티안웨이 바오비안 일렉트릭의 경우 경제 특구 지역에 회사 자산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이후에도, 지난 20일 주식 거래가 중단될 때까지 6거래일 연속 매일 10%씩 급등했다. 마찬가지로 허베이에 본사를 둔 탕샨항 그룹도 슝안 지역 사업이 없다고 밝혔지만 3일간 33% 뛰어올랐다.

벤 베이 CIMB증권 홍콩중국 전략이사는 "주요 뉴스가 발표된 이후 과잉반응을 나타내는 것은 중국 A-주식시장의 전형적인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슝안 관련주의 광범위한 급등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아직 많은 불확실성이 남아 있으며 종목별로 차별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13년 자유무역지대 설립이 발표된 이후에도 상하이 관련 주들이 급등한 바 있다. 지난 1990년대 후반 홍콩에서 IPO 붐이 일어났을 때 역시 중국 본토에서 홍콩 관련주가 큰 폭으로 올랐다.

가오 팅 UBS증권 중국 전략 책임자는 슝안 특구가 많은 정부 지원을 받게 됨에 따라 주식을 매수하는 것이 의미가 있기는 하지만 투자자들은 좀 더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슝안 특구 지정으로 인한 혜택이 12개월 안에 회사 실적에 반영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많은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것처럼 심천 같은 대도시로 발전할 수 있을지는 15~20년을 두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프랭크 리 DBS뱅크 북아시아 수석투자담당자는 초기에는 물 공급 업체나 제철업체들이, 그 다음에는 부동산 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며 "앞으로 5년간 슝안지역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할 기업들의 전망이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급등 이후 투자 분위기는 늘 악화된다"며 슝안 특구 수혜주가 조정 과정에서 평균 8~10% 정도 하락하는 것은 정상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시장은 이미 피로도를 나타내고 있다. 링윈산업과 랑팡개발의 경우 발표 이후 매일 6% 정도 뛰어올랐으나 지난 11일부터 후퇴하기 시작했다.

정부가 슝안 특구 투기를 억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도 후퇴에 한몫했다. 상하이거래소는 지난 14일 주식 투기 랠리 이후에는 급락이 따르기 마련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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