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업 달러채 발행 급증…"정부가 막으면 우회로를"

"발행량 상당부분 中 해외 투자자들이 고가매수"

중국 베이징. ⓒ AFP=뉴스1

(서울=뉴스1) 민선희 기자 = 중국 기업들이 자본유출을 막는 자국 정부의 규제를 피해 해외에서 외화를 조달해 인수합병이나 외채상환 자금을 마련하는 우회로를 찾기 시작했다고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딜로직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지난 1분기에 달러 채권을 526억달러 발행했다. 규모가 전년 동기비 5배 늘었다. 데이빗 임 홍콩 스탠다드차타드 중화채권시장 책임자는 "업체들이 중국 역내에서 수십억 위안을 벌어들인다고 해도, 해외 인수를 위해 역외로 자금을 이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일부 은행가들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이 발행한 달러 채권의 상당부분은 해외에 자금을 보관해 두었던 중국인 투자자들이 매입했다. 중국인 해외 투자자들의 수요가 워낙 강하다보니 중국 기업들은 역외 채권을 블루칩 기업들보다 약간 높을 뿐인 아주 저렴한 이자로 손쉽게 발행하고 있다고 이들은 전했다.

앤디 시먼 스트래튼스트릿캐피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국 고수익 채권)의 수익률 스프레드는 투자적격 등급에 비해 상당히 작기 때문에 위험보상이 좋은 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달 중순, 중국 최대규모 부동산 개발업체인 에버그란데는 3년물 7% 수익률 채권 5억달러, 5년물 8.25% 수익률 채권 10억달러, 7년물 9.5% 수익률 채권 10억달러를 발행했다. 총 25억달러 규모다. 업체는 조달한 자금을 기존 채무 상환에 사용할 것이라 밝혔다.

릭 마틸라 MUFG증권 국제시장전략이사는 "파격적인 수익률"이지만 에버그란데 신용 등급을 고려할 때 너무 낮다고 밝혔다. 에버그란데 측은 논평을 거부했다.

달러 대비 위안화 상승은 달러 부채 상환을 더 쉽게 만들 것이다. 위안화는 지난해 달러 대비 6.6% 밀린 이후 올해에는 0.9% 반등했다. 그러나 장기적 전망은 불확실하다고 은행가들은 경고했다.

일부 은행가들은 중국 기업의 1분기 달러채권 발행 중 절반 이상이 금융 기관에서 나왔다며, 이는 중국 기업들의 해외 인수합병이 활발해질 징조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30일 중국 공상은행의 20억달러 규모 채권 발행이 대표적이다.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한 은행들은 여타 기업들의 외화자산 매입에 금융을 지원할 수 있다.

일부 대형 중국 기업들은 올해나 내년에 만기 도래하는 외채의 상환이나 여타 채무의 이행을 위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이달 레노버그룹은 3.875%수익률의 5년 만기 채권 5억달러, 5.375% 수익률의 영구채 10억달러를 발행했다. 지난 2014년 레노버는 구글로부터 모토롤라모바일홀딩스를 29억1000만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당시 레노버는 구글에게 3년짜리 약속 어음 15억달러를 지급했다. 레노버의 최근 채권 발행은 구글에 모토롤라 인수 자금을 상환하기 위함이다. 레노버는 논평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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