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공급+과잉부채…"中 기업들 빚내서 빚 갚는 중"

"선전·상하이 상장사 이자보상배율 2배 불과"
저리자금으로 급한 불끄기…"신용위기 불씨"

중국 위안화 ⓒ AFP=뉴스1

(서울=뉴스1) 장안나 기자 = 이자도 내지 못할 정도로 영업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중국 기업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원자재 관련 구산업 기업들의 문제가 두드러진다.

과도하게 늘렸던 빚이 중국 기업들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공급과잉과 경기둔화에 따른 순익감소와 맞물려 다수의 기업들이 빚을 내서 빚을 갚는 중이다. 연쇄 도산과 구조조정, 신용경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中 상장사, 영업이익 절반을 이자상환에 써야

블룸버그가 중국 선전·상하이증시에 상장된 비금융기업들의 자료를 집계한 결과, 이들의 영업이익은 이자비용의 2배(이자보상배율)에 그쳤다. 부채이자를 겨우 갚을 수 있는 수준이다. 2010년에는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의 6배에 달했었다.

특히 원유·가스 기업은 이자비용의 0.24배에 불과한 영업이익을 냈다. 빚을 더 지지 않고서는, 정상적인 영업만으로는 이자조차 낼 수 없다는 의미다. 금속과 광산부문도 0.52%에 그쳤다.

인민은행은 지난 2014년 이후 기준금리를 여섯 번이나 인하, 채권시장의 기록적 랠리를 이끌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은 247%로 급등했다.

하지만 경제성장률은 2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약해졌다. 지난해 상장사들 이익은 3% 증가에 그쳤다. 전년의 11%에 비해 대폭 둔화됐다. 부채부담이 불어나면서 올해만 7개사 이상의 기업이 채권을 부도냈다.

BBVA의 레 샤 아시아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자보상배율이 더 떨어지면 연쇄 도산과 구조조정이 이어질 것"이라며 "중국기업의 자산수익률은 부채증가 때문에 하락세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다수의 업종에서 공급과잉 문제로 기업들의 수익성이 둔화되면서 채무상환 능력이 악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은행들에 대해 대출금을 자본으로 전환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한 소식통은 지난주 은행들이 1조위안의 부실대출을 주식으로 돌려막을 수 있게 정부가 이르면 이달쯤 계획을 승인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실적 악화, 빚내서 빚갚는 기업들 다수"

일각에서는 저금리 기조로 늘어난 대출 때문에 디폴트 문제가 악화되고, 이게 결국에는 신용여건 긴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중국 기업들의 디폴트 사태에도 불구하고 자금조달 비용은 여전히 낮다. 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에 힘입어 지난 1년간 5년 만기 AA- 등급의 위안화 회사채 수익률은 6.13%로 1.3%포인트 떨어졌다. 지난달에는 5.96%로 역대 최저점에 근접하기도 했다.

그 결과 저리자금으로 급한 불을 끄기 위한 대출수요가 치솟았다. 신규 대출을 가장 광범위하게 측정하는 사회총융자는 지난 1월 역대 최대치로 치솟았다. 현지 위안채권 발행액 역시 올해 들어 67% 급증한 2조8000억위안으로 집계됐다.

화교은행(OCBC)의 토미 시에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높은 저축률과 막대한 외환보유액은 대출부터 시스템리스크까지 기업들의 신용 펀더멘털 악화를 막는 데 일조하겠지만, 신용 이벤트를 추가로 확산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호주뉴질랜드뱅킹그룹(ANZB)의 레이몬드 융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이것이 악순환을 이끌 수 있다"며 "디폴트가 늘어 신용여건이 긴축되면서 현금흐름 문제에 빠질 기업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티시스의 아이리스 팡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순이익이 감소한 일부 기업의 경우는 빚을 더 내고 있다"면서 "현재 다수 기업들이 신규 차입을 통해 부채를 상환하거나, 기존 대출을 만기 연장해야 하는 처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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