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형 교도소에 다양한 이색체험…놀라운 팔라완 시티투어

필리핀 팔라완으로 떠난 여름 여행 ②(끝) 이색 관광지 투어

편집자주 ...필리핀의 제주도로 불리는 팔라완에 가면 숨겨진 보물 같은 자연과 순수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심각한 환경오염으로 지난 4월 전면 폐쇄됐던 보라카이의 대체 휴양지로 급부상한 '필리핀 최후의 미개척지' 팔라완을 2회에 걸쳐 소개한다.

한가로운 팔라완 거리의 모습 ⓒ News1 문대현 기자

(팔라완=뉴스1) 문대현 기자 = 팔라완에 가면 시티투어를 빠뜨릴 수 없다. 다채로운 경험을 즐길 수 있는 시티투어는 외국인에겐 빼놓을 수 없는 일정이다.

팔라완에서 과일을 파는 상점. ⓒ News1 문대현 기자

◇'시티투어'라더니…교도소·악어체험·원주민

팔라완의 주도인 푸에르토 프린세사(Puerto Princesa)시는 필리핀에서 가장 평화롭고 범죄가 없는 도시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반나절 정도 걸리는 시티투어에서 먼저 도착하는 곳은 아이러니하게도 '이와힉'이라 불리는 개방형 교도소다.

이와힉 교도소 내 펼쳐진 초원의 모습. 이 곳에서 아기염소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다. ⓒ News1 문대현 기자

흔히 교도소라 생각하면 뭔가 딱딱하고 다소 무섭게 느껴지지만 이 곳은 그렇지 않다. 수만 평에 이르는 교도소에는 푸른 초원이 드넓게 펼쳐져 있는데 이 곳에서 소와 염소, 닭, 개 등 친근한 동물들이 한가로이 시간을 보낸다. '이 동물들도 죄를 지어 이 곳에 온 건가'라는 다소 엉뚱한 생각이 드는 광경이다.

차로 2~3분 정도 초원 사이에 난 길을 달리다 보면 남성으로 구성된 '댄스팀'을 만날 수 있다. 이들은 한국인 관광객을 의식한 듯 모모랜드의 뿜뿜, 싸이의 젠틀맨, 강남스타일 등에 맞춰 곳의 죄수들을 만날 수 있다. 실력도 수준 급이다. 그런데 깜짝 놀랄만한 것은 이들이 죄수라는 것이다.

이와힉 교도소 내 죄수들이 한국 가요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오른쪽에 보이는 초록색 나무 상자는 기부금을 받는 함인데 일부 관광객들이 공연을 보고 저 통에 돈을 넣고 가기도 했다. ⓒ News1 문대현 기자

이 곳에는 교도소 복역자 중 무기징역형을 받았으면서도 모범적으로 수형생활을 하는 사람을 모았다고 한다. 복역자들은 당연히 바깥에 나갈 순 없지만 가족들을 데려와 살 수도 있다고 한다. 문득 여기 복역자들로부터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의 마음은 어떨까 궁금해지기도 했다.

다음 코스는 악어농장과 나비농장이다. 악어농장에는 사람을 공격했던 적이 있는 악어만 모아놨다고 해 등골이 오싹해진다. 이 곳에는 대형 악어가 사는 우리 위로 건너가는 코스도 있는데 뭔가 모르게 나를 보며 더 크게 입을 벌리는 것만 같은 착각에 휩싸여 황급히 이 곳을 빠져게 나오게 된다.

악어농장에 있는 악어. 바라보기만 해도 오싹해진다.ⓒ News1 문대현 기자

나비농장에서는 나비보다도 농장 안 쪽에 있는 원주민 가족들의 실제 생활 공간을 보는 것이 더 큰 재미다. 이 곳에서는 원주민들이 전통 악기를 연주하고 입으로 독침을 불어 표적을 맞추는 '쇼'도 볼 수 있다. 아무런 대가 없이 빛깔이 아주 고운 노란 구렁이를 목에 둘러 사진을 찍어 볼 수도 있다.

필리핀 원주민들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사진을 찍어준다. ⓒ News1 문대현 기자

이후에는 '베이커스힐'이라는 팔라완에서 가장 유명한 빵집으로 향한다. 한국으로 치면 대전의 '성심당'이나 군산의 '이성당'쯤 되는 것 같은 곳이다. 관광객과 현지인 모두에게 인기가 좋아 진열돼 있는 빵이 금방 동 난다. 가격도 저렴해 자신도 모르게 선물용으로 빵을 한가득 사게 되지만 맛을 보고도 굳이 살 정도는 아니라고 매장을 유유히 빠져 나가는 사람도 있다.

팔라완에서 유명한 베이커스 힐. ⓒ News1 문대현 기자

◇바닷 속 열대어가 내 눈 앞에…'혼다 베이 호핑 투어'

아름다운 바다를 자랑하는 혼다 베이의 여러 섬들을 방카를 이용해 이동하면서 해수욕과 스노클링을 즐기는 호핑 투어다. 판단섬에서는 북적이는 인파 없이 모래사장에서 충분한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스네이크섬은 모양이 뱀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와 더불어 루리 섬과 스타피쉬 섬, 카우리 섬은 수영과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는 최고의 환경을 자랑한다.

팔라완 관광자들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코스다. 이 곳에서의 호핑 투어는 6~7개 섬에서 할 수 있는데 그 중 인공다리섬에서의 스노클링이 백미라 할 수 있다. 수면 아래에서 바다 밑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깊은 곳에서의 스노클링은 처음에는 아찔하다.

팔라완 호핑투어가 진행되는 바다. 저 멀리 관광객들이 바다에 뛰어들 준비를 하는 모습이 보인다. ⓒ News1 문대현 기자

그러나 구명조끼에 몸을 맡겨 '동동' 떠다니는 요령을 익히다 보면 내가 대한해협을 횡단하던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이 된 듯한 착각까지 든다. 그러나 바닷속에서는 현재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는 표시라든지 이정표가 없기 때문에 넋 놓고 수영을 즐기다가는 인공다리에서 지나치게 먼 곳으로 갈 수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호핑투어를 즐기고 있는 관광객 ⓒ News1 문대현 기자

물에 들어갈 때는 모닝빵을 하나씩 손에 쥐고 들어가길 추천한다. 모닝빵을 조금씩 떼어 바닷속에 흩날리면 대형 아쿠아리움에서나 볼 수 있던 형형색색의 열대어들이 내 주위로 몰려드는 신비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룰리섬이라는 곳은 해변가처럼 돼 있는데 이 곳에서는 백사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2~3m 높이의 다이빙대가 설치 돼 있다. 언뜻 보기에는 그리 높지 않아 보여 시시해보일지 몰라도 멋진 포즈로 한 번 뛰어내리면 '영웅 대접'을 받을 수 있다. 물론 타의에 의해 '뛰어내려지는' 사람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다.

◇팔라완 관광을 더욱 '윤택'하게 해주는 추천 숙소

팔라완의 거리는 우리나라의 1970년대 정도의 수준으로 대부분 개발이 덜 됐지만 관광객들이 묵는 숙소만큼은 현대식 시설을 자랑한다. 여러 곳 중에서도 한국인이 주로 찾는 대표적인 곳은 △베스트 웨스턴 아이비월 호텔 △휴호텔 △쉐리단 비치 리조트 등 3곳이다.

아이비월호텔과 휴호텔은 푸에르토 프린세사 공항에서 차로 10분 정도면 도착하는 도심지에 위치해 있다. 주로 한국인들이 패키지 여행을 오면 묵는 곳이다. 이 곳에서 지하강 투어를 가려면 1시간 이상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지만 이를 제외하고는 관광지와 가까워 베이스캠프로 안성맞춤이다. 특히 휴호텔의 옆에는 현지 대형쇼핑몰인 '로빈슨몰'이 있어 저렴한 비용으로 쇼핑을 즐길 수도 있다.

로빈슨몰 내 대형마트에서 점원들이 계산을 도와주고 있다. 어디를 가든 마트의 풍경은 비슷한 듯 하다. ⓒ News1 문대현 기자

쉐리단 비치 리조트는 팔라완 유일의 특급호텔로 한국인 외에도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들이 이용한다. 이 곳은 지하강 투어를 시작하는 매표소와 매우 인접하다는 것과 바로 앞에 넓은 해수욕장이 있어 물놀이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리조트 한 가운데에도 수영장이 있어 아이들과 물놀이를 하기에도 좋다.

쉐리단 리조트의 전경 ⓒ News1 문대현 기자

◇꿀 떨어지는 여행정보

인천에서는 매일 오전 8시25분(현지 도착 낮 12시5분), 팔라완에서는 매일 오전 0시50분(인천 도착 오전 6시30분) 출발하는 직항 노선이 있다. 부산에서 필리핀 팔라완으로 한 번에 가는 노선은 오는 26일 신설된다. 매주 수, 목, 토, 일요일 부산에서는 오후 7시35분(현지 도착 밤 11시15분), 팔라완에서는 오후 1시20분(부산 도착 오후 6시35분)에 출발하는 노선이다.

필리핀항공 관계자는 "이번 직항편 취항을 통해 팔라완으로 가는 가장 빠르고 편한 하늘길을 제공하게 되어 기쁘다"며 "최신 여행 트렌드인 에코투어리즘에 걸맞는 지하강, 호핑, 반딧불이투어를 통해 자연에 힐링하길 추천한다"고 전했다.

팔라완의 퇴근 풍경. 필리핀도 퇴근거리는 붐비고 정신이 없었다. ⓒ News1 문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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