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여행 전망…양극화 속 소비 회복

직격탄 맞은 기호성 지출, 그중 최악은 '여행'
근거리·단기간·저예산 여행, 더욱 극단적 현상으로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는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 입국장ⓒ News1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주춤했던 여행, 외식 등 기호성 소비지출 욕망이 차츰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특히 코로나19로 크게 지출 심리가 줄어든 여행의 경우 회복과 동시에 양극화가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소비자 조사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코로나19 전후 3년간(2019~2021)의 기호성 소비지출 규모를 파악한 '주례 소비자 체감경제 조사'(매주 1000명) 결과에 따르면, 최근 소비지출 심리가 확진자 수 증감 등에 영향을 더 이상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억눌렸던 이상으로 강하게, 이전과는 다른 형태로 소비심리 분출이 예상된다.

이 조사에 해당하는 기호성 소비에 해당하는 부문은 △외식비 △의류비 △문화·오락·취미비 △여행비 등이다. 각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그보다 작으면 부정적 전망이, 크면 긍정적 전망이 우세함을 뜻한다.

◇ 여행 지출, 하락 폭 가장 크고 회복도 더뎌

2019년 경기 영향으로 부정적이던 기호성 소비지출 심리는 코로나19 충격이 불어 닥친 2020년 초부터 급속 냉각됐다.

이후 코로나 상황이 부침을 거듭하며 점차 악화했음에도 2021년 반등을 시작했고 지난해 4분기에는 코로나19 이전 수준 이상으로 회귀했다. 대부분의 소비자 체감경제 항목처럼 'U'자형 회복 곡선을 그렸다.

2019년 기호성 소비지출 4개 항목의 전망지수는 의류비(86)와 여행비(80) 사이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였으나 연말에는 83~85 사이로 수렴하는 현상을 보였다. 소득주도성장(소주성)에서 비롯된 국내 경기 부진으로 이미 긍정보다는 부정적 전망이 우세하던 시기다.

이듬해 벽두부터 닥친 코로나19 충격에 소비심리는 급격하게 하락해 3분기에는 54(여행비)~76(외식비) 범위에서 바닥을 찍으며 빙하기에 진입했다. 모임, 외식, 외출, 여행을 극도로 자제하던 시기다.

컨슈머인사이트 제공

거의 비슷한 수준에서 움직이던 지출심리가 외식비, 의류비, 문화·오락·취미비, 여행비 순으로 간격이 벌어지며 차별화됐다.

특히 여행 지출 심리지수는 다른 항목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처진 50 수준까지 얼어붙는 빙하기로 들어섰다. 국내여행은 극히 어렵고, 해외여행은 원천 봉쇄된 상태였다.

2021년부터는 반등 추세가 완연해졌다. 코로나19 초기의 급락 추세보다 더 가파른 속도로 회복돼 2분기에는 외식비, 의류비, 문화·오락·취미비는 코로나19 이전 이상으로, 4분기에는 여행비 지출심리도 2019년 말 수준 이상으로 회복됐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방역단계가 한때 완화된 이유도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오랜 통제 생활에 대한 거부감과 코로나 둔감증 탓으로 풀이된다"며 "3분기 확진자 급증으로 잠시 주춤하는 듯했지만, 연말로 가면서 상황이 더 악화했어도 소비지출 의향은 오히려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단출한 여행과 럭셔리 여행의 양극화 예상

코로나19 이전부터 여행은 근거리·단기간·저예산 추세가 있었으나, 이후 더욱 극단적 현상이 됐다.

식음과 숙박의 어려움으로 일상적 여가 활동에 가까운 당일 여행이 크게 증가했다. '지금, 여기' 중심으로 여행의 일상화·여가화가 진전되고 개인·커플·가족 중심의 단출한 여행이 대세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해외여행이 자유로울 때까진 아직도 시간이 필요해 여러 사람이 함께 움직이는 대규모 단체(패키지) 여행의 회복은 당장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한편으로는 다양한 형태의 럭셔리(고급), 원거리, 장기간여행이 등장하며 여행시장의 다극화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소비 심리는 충격적인 사회환경 변화에 즉각적으로 반응하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상황이 더 나빠져도 더 이상 영향을 받지 않는 면역 효과가 나타난다"며 "코로나19의 경우 그 시한은 1년 정도였으며 앞으로는 그동안 좌절됐던 욕구의 분출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