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 탈락' 라미레스 감독 "메달 약속했는데, 선수들에 미안"[AG]

한국, '4연패 도전' 이란 만나 2-3 역전패
"강해진 배구대표팀, 더 성장할 수 있다"

남자 배구 국가대표팀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 2026.5.20 ⓒ 뉴스1 안은나 기자

(오카자키=뉴스1) 이상철 기자

"나도, 선수들도 메달을 꼭 원했기 때문에 너무 미안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메달 획득에 실패한 한국 남자 배구대표팀의 이사나예 라미레스(브라질) 감독이 자책하면서도 강호와 대등하게 싸울 정도로 팀이 성장했다고 박수를 보냈다.

라미레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일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남자 배구 8강에서 이란에 세트 스코어 2-3(23-25 25-18 25-21 20-25 12-15)으로 역전패했다.

4강 진출권을 놓친 한국은 2023년 항저우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아시안게임 입상이 무산됐다.

경기 후 라미레스 감독은 "나 자신과 선수들한테 메달을 따자고 약속했다. 다들 메달을 꼭 원했는데, 이를 이루지 못해 자책감이 컸다. '내가 선수들한테 좀 더 해줄 수 있는 게 있지 않았을까'라는 미안한 마음에 울컥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필리핀과 대만을 연파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으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중국과 풀세트 끝에 패했다.

D조 2위로 밀린 한국은 8강에서 '대회 4연패'에 도전하는 이란을 만나는 불행을 겪었고, 결국 그 벽을 넘지 못했다.

다만 무기력하지는 않았다. 한국은 이란을 상대로 3세트까지 2-1로 우세하는 등 풀세트 접전을 벌이는 등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

라미레스 감독은 "남자 배구가 매 시즌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현재 대표팀에 있는 선수들도 더 성장할 수 있다. "영광스러운 시절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허수봉과 임동혁이 8강에서 각각 22점, 18점으로 분투했지만, 중국전에서 발목을 다쳐 이탈한 임성진의 빈자리가 컸다.

한국 남자 배구대표팀 임성진(국군체육부대)이 22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배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2026 제천'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에서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2026.7.22 ⓒ 뉴스1 손도언 기자

라미레스 감독은 "임성진이 최고의 퍼포먼스를 펼쳤는데 부상을 당했다. (그 공백을 아쉬워하기보다는) 상황에 맞게 다른 선수들이 그 자리에 들어가 뛸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선을 그으면서 "임성진이 빠르게 회복해서 코트로 돌아와 배구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국은 중국과 이란을 상대로 잘 싸우고도 이기지 못했다. 라미레스 감독은 강팀과 대결을 통해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그는 "강팀은 서브를 변칙적으로 잘 때린다. 우리도 예전보다 서브 리시브가 좋아진 편이지만, 더 발전해야 한다"면서 "계속해서 강팀과 경기하며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하다. 그런 기회가 있다면 선수들도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4년 남자 배구대표팀 최초 외국인 사령탑으로 부임한 라미레스 감독은 3년간 생활을 돌이켜보며 "우리는 더 강해졌으며 시스템이 잘 정착되고 정신적으로 좋아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전에는 압박감이 있거나 어려운 상황이 닥치면 경기를 일찍 포기하기도 했다. 지금 선수들은 (패하더라도) 마지막까지 득점을 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팀이 더욱 단단해졌다"고 했다.

한국은 2일 인도와 5~8위 결정전을 치른다. 라미레스 감독은 "내일 경기도 우리에겐 중요하다"며 "우리가 갖고 있는 모든 걸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