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우 감독 "아내가 3년 안에 우승하라고 해…내년에 바로 하겠다"

[일문일답] 우리카드 제5대 감독으로 선임
대행 시절 14승4패 활약…"높은 기대는 부담 아닌 자신감"

프로배구 남자부 우리카드의 박철우 신임감독이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우리카드 배구단 박철우 감독 취임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4.16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남자 프로배구 우리카드의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된 박철우 감독이 '공 하나에 영혼 쏟는 팀'으로 '우리카드 왕조'를 세우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박철우 우리카드 5대 감독은 16일 서울 광화문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취임식 및 기자회견을 갖고 소감과 포부를 밝혔다.

박 감독은 지난 시즌 중반 우리카드의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은 뒤 정규리그 18경기에서 14승4패(승률 77.8%)의 상승세를 기록, 하위권의 팀을 봄배구까지 진출시키는 성과를 냈다.

이를 통해 지도력을 인정받은 박 감독은 지난 11일 정식 감독으로 선임돼 3년 계약했다.

박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대행으로 좋은 성적을 냈지만, 개인적 기대치에는 아직 미치지 못했다"면서 "앞으로 나아갈 스텝은 더 많다. 대행 때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다"고 포부를 전했다.

프로배구 남자부 우리카드의 박철우 신임감독(왼쪽)이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우리카드 배구단 박철우 감독 취임 기자회견' 진성원 구단주와 계약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 감독은 올해 1월부터 파에스 전 감독의 뒤를 이어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아 후반기 18경기에서 14승 4패를 기록하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성과를 만들어내며 이번에 우리은행 제5대 감독으로 공식 선임됐다. 2026.4.16 ⓒ 뉴스1 이호윤 기자

일각에선 박 감독의 대행시절 성과가 워낙 좋아 정식 감독 선임을 사실상 예견했고, 감독 부임 후에도 좋은 성적을 기대하는 이가 많다.

이에 관해 박 감독은 "큰 기대는 부담이 아닌 나를 향한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들과 집중해서 다가올 시즌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말했다.

이날 그는 장인어른인 신치용 전 감독과의 대화도 공개했다. 그는 '겸손하라'고 짧고 깔끔한 메시지를 보내주셨다. 정신적으로 흔들릴 때마다 (장인어른의) 짧은 말 한마디로 마음이 정리될 때가 많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그는 지도자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에 대해 "선수 때부터 꿈은 크게 잡았다. 큰 꿈에 맞춰야 그 비슷하게라도 이룰 수 있다"면서 "선수로서 이루지 못한 올림픽 금메달을 감독이 돼 선수들과 함께 이루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선 우리카드에서 우승하는 게 목표다. 우리카드 왕조를 세우고 싶다. 아내가 3년 안에 우승하라고 했는데, (다음 시즌이 끝나는) 내년에 바로 우승하겠다고 답했다"면서 눈빛을 반짝였다.

프로배구 남자부 우리카드의 박철우 신임감독이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우리카드 배구단 박철우 감독 취임 기자회견'에서 가족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 감독은 올해 1월부터 파에스 전 감독의 뒤를 이어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아 후반기 18경기에서 14승 4패를 기록하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성과를 만들어내며 이번에 우리은행 제5대 감독으로 공식 선임됐다. 2026.4.16 ⓒ 뉴스1 이호윤 기자

다음은 박철우 감독 취임 기자회견 일문일답.

-대행으로 좋은 성적을 거둔 게 부담일까, 동기부여일까.

▶대행으로 어려운 시즌이었지만 선수들과 함께 잘 끌어간 덕분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하지만 내 기대치만큼은 하지 못했다. 더 좋은 성적도 낼 수 있었다. 앞으로 나아갈 걸음이 더 많다. 주변의 기대는 부담이 아닌 나를 향한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새 시즌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다. 선수들과 함께 집중해서 지속 성장할 수 있는 팀으로 만들어 나가겠다.

-장인이 신치용 전 감독이다. 정식 감독이 된 후 어떤 조언을 해줬나.

▶'겸손해라.'고 깔끔하게 메시지를 보내주셨다. 오늘 아침에도 축하한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항상 짧은 말씀 속에도 많은 뜻이 담겨 있다. 정신적으로 흔들릴 때 짧은 말 한마디로 마음이 정리되는 경우가 많다. 항상 감사한 마음이다.

-플레이오프 때 경기 모두 리버스스윕으로 졌는데?

▶시즌이 끝난 뒤 만나는 분마다 그 이야기를 하더라. 아직도 그 말을 들으면 뒷골이 아플 정도로 아쉽다. 하지만 그 패배가 비시즌 잘 준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그 당시 39-41 듀스 끝 졌는데, 선수들이 훈련하는 이유가 바로 그 순간 1점을 더 내기 위해서다. 선수들에게 공 하나를 받더라도 마지막 순간이라 생각하고 훈련에 임해달라고 주문했다. 단순히 '잘하겠다'가 아니라, '공 하나에 영혼을 쏟는 팀'으로 만들어 나가겠다. 다음 시즌 우리에게 리버스스윕 패배는 없다.

-선수 시절 웜업존에 있던 때도 있었는데, 그것이 지도자로서 도움이 될까?

▶신인부터 3년 차까지 후보로 경기에 뛰기 위한 욕망이 있었다. 이후 주전으로 뛰었지만 마지막 두 시즌에는 많이 뛰지 못하면서 코트 밖 선수들의 고충도 들을 수 있었다. 선수로서 가장 괴로운 건 경기를 못 뛸 때다. 그럴 때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고민했고 내 포지션뿐 아니라 다른 포지션까지 공부했다. 그런 경험들을 선수들에게 많이 이야기해주고 있다.

8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와 대한항공의 경기에서 박철우 우리카드 감독대행이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2026.1.8 ⓒ 뉴스1 이광호 기자

-해외 명장들이 많은 V리그에 젊은 국내 지도자로서의 포부는?

▶좋은 감독님들이 많다. (우리카드 전 감독인) 마우리시오 파에서 감독으로부터도 많은 것을 배웠고, 상대 감독들로부터도 배웠다. 하지만 국내에도 좋은 지도자들이 분명 많이 있다. 선후배들이 축하를 전하면서 국내 지도자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서 고맙다고 하더라. 내 행보가 많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 생각된다. 솔선수범하고 모범적인 자세를 항상 유지할 것이다.

-FA 대상 선수가 많은데, 다음 시즌 구상은?

▶구단주가 항상 얼마든지 지원해주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FA 선수들과는 협상 중이다. 많은 대화를 하려고 노력 중이다.

-외국인 선수 조합과 재계약은?

▶알리 하그파라스트(등록명 알리)는 1순위다. 알리가 다른 리그에서 뛰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어, 알리 선택에 맡겨야 하는 부분도 있다. 하파엘 아라우조(등록명 아라우조)도 우리의 1순위다. 아라우조는 만약 자신을 뽑지 않으면 다른 팀으로 가서 내 엉덩이를 차겠다고 하더라. 우선 우리 강점과 단점이 무엇인지 분석한 뒤,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선수들로 구성할 예정이다.

프로배구 남자부 우리카드의 박철우 신임감독이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우리카드 배구단 박철우 감독 취임 기자회견'에서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박 감독은 올해 1월부터 파에스 전 감독의 뒤를 이어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아 후반기 18경기에서 14승 4패를 기록하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성과를 만들어내며 이번에 우리은행 제5대 감독으로 공식 선임됐다. 2026.4.16 ⓒ 뉴스1 이호윤 기자

-지도자 박철우가 그리는 배구 이상향은?

▶'같이의 가치'다. 첫 번째도 팀 워크, 두 번째도 팀 워크다. 이길 때도 팀으로 이기고, 질 때도 팀으로 진다. 어떤 팀을 만나건 팀으로서 풀어가는 우리카드를 만드는 게 꿈이다.

-선수 은퇴 후 일찍 프로 감독이 됐다. 고속 성장에 대한 두려움은 없나?

▶선수 시절에도 항상 기대보다 빨랐다. 그랬기에 항상 타인의 기대치에 맞추기에 급급했는데 돌이켜보면 그것이 큰 힘이 됐다. 두려움은 없다. 멋진 팀에 일원으로 남을 수 있게 돼 감사한 마음이다.

-지도자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나 꿈은 무엇인가?

▶선수 시절부터 꿈은 크게 꿨다. 거기에 맞추다 보면 비슷하게라도 가더라. 지도자를 시작할 때 누군가 '감독이 목표냐'고 물어봤는데 그게 최종 꿈이라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 꿈은 올림픽 메달이다. 선수 때 이루지 못했던 것들을 감독이 돼 선수들과 함께 이루고 싶다. 아울러 우리카드에서는 우승이 목표이며, 우리카드 왕조를 일구겠다는 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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