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부 대한항공 독주…여자부 도공-현건 양강 굳히기[V리그 포커스]

대한항공, 현캐 맞대결서 완승…승점 8점 차 압도
현건, 도공 잡고 1점 차 추격…독주 제동 채비

V리그 남자부 선두를 질주하는 대한항공. /뉴스1 DB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정규리그 반환점을 앞둔 V리그의 순위표가 점점 선명해지는 양상이다. 남자부는 대한항공의 독주, 여자부는 한국도로공사와 현대건설의 '양강 체제'가 굳어져 가고 있다.

진에어 2025-26 V리그는 지난주까지 팀별 15~16경기를 치렀다. 총 6라운드 36경기 체제로 진행되는 시즌에서 절반에 가까운 일정이 진행됐다.

어느 때보다 예측이 어려운 시즌이었는데, 경기를 거듭하면서 팀 간 전력 차가 드러나고 있다.

남자부는 대한항공이 크게 앞서가고 있다. 현재까지 15경기를 치르며 단 2번밖에 패하지 않은 대한항공은 승점 37점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트레블'(컵대회·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했던 현대캐피탈이 주전 세터 황승빈의 복귀와 주포 허수봉의 컨디션 회복으로 살아나고 있으나, 아직 추격이 쉽지 않은 모양새다.

대한항공은 지난 12일 OK저축은행에 0-3으로 일격을 당하며 10연승이 끊겼는데, 지난주 현대캐피탈, 한국전력을 연달아 3-0 완파하며 경기력을 회복했다.

특히 2위 현대캐피탈과의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둔 것이 컸다. 이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은 황승빈이 복귀전을 치렀고 매 세트 접전을 벌였지만, 대한항공의 집중력이 더 강했다. 대한항공은 모든 세트를 2점 차로 승리하며 격차를 벌렸다.

헤난 달 조토 대한항공 감독. /뉴스1 DB ⓒ News1 박지혜 기자

현재 현대캐피탈은 9승6패(승점 29)를 기록해 대한항공과의 격차가 8점 차에 달한다. 3게임에 가까운 차이이기에 추격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은 주전 세터 한선수가 지난 시즌의 부진을 만회하고 펄펄 날고 있고, 카일 러셀과 정지석의 쌍포가 위력적이다. 정지석과 정한용, 곽승석 등 안정적인 수비력을 갖춘 선수들도 많아 전력의 밸런스가 빼어나다.

대한항공은 이번 주 3위 KB손해보험, 6위 우리카드와 잇달아 원정경기를 치르고 2025년을 마무리한다.

1라운드에서 패했던 KB손보가 다소 껄끄럽지만 최근의 경기력과 팀 분위기 등을 비춰보면 대한항공의 연승 가능성이 더 높게 점쳐진다.

남자부는 대한항공 외에 현대캐피탈과 KB손보(승점 28), OK저축은행(승점 23), 한국전력(승점 22) 등이 중위권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3위까지 '봄 배구' 티켓이 확보되는 가운데 매 경기 혈전이 이어질 전망이다.

V리그 여자부 선두 한국도로공사. (KOVO 제공)

여자부는 도로공사와 현대건설의 '양강 구도'가 잡혔다.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도로공사가 연승 행진을 벌이며 독주 체제로 가는 듯 했으나, 최근 들어 현대건설이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특히 지난주 수원에서의 맞대결에서 현대건설이 3-1 승리를 거두며 흐름이 바뀌었다. 현대건설은 이후 IBK기업은행마저 3-2로 꺾으며 최근 6연승의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만 기업은행전에서 외국인선수 카리 가이스버거가 무릎을 부여잡고 교체아웃된 것은 변수가 될 수 있다. 부상 정도에 따라 최근의 분위기가 급격히 꺾일 우려도 있다.

현대건설은 이번 주 25일 정관장, 다음 주 31일엔 흥국생명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다.

최근 6연승을 달리는 현대건설. (KOVO 제공)

도로공사는 흐름이 썩 좋지 않다. 흥국생명에 충격의 리버스 스윕으로 10연승이 끊겼고, 이 경기를 포함해 최근 5경기 2승3패로 주춤하고 있다.

5경기 중 4경기에서 풀세트 접전을 벌이면서 체력 소진이 많았고, 무엇보다 시즌 초반의 압도적 위용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와 강소휘의 쌍포에 리베로로 변신한 문정원을 필두로 한 탄탄한 수비력이 도로공사의 장점이었는데, 최근 들어 공격력이 다소 무뎌졌다. 모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그가 부진한 날엔 전체적으로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 모양새다.

도로공사는 이번 주 23일엔 GS칼텍스, 26일 페퍼저축은행과 2경기를 치르는데 분위기 반전이 절실하다.

여자부는 양 강 이외엔 안갯속이다. 두 팀 외엔 승률 5할을 넘긴 팀이 없을 정도다.

3위 흥국생명(승점 25)이 그나마 최근 페이스가 좋은 편이나 경기력 편차가 크기 때문에 양강 구도를 깨뜨릴 만큼 위협적이지가 않다.

그 뒤로 4위 GS칼텍스(승점 22), 감독 교체 후 상승세를 타는 5위 IBK기업은행(승점 21) 등도 호시탐탐 상위권 도약을 노리고 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