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임동혁·이지윤…판 뒤흔들 새 얼굴의 등장[V리그 포커스]
대한항공 임동혁, 복귀전 25점 폭발…외인 러셀 벤치 밀어내
도공 루키 이지윤, 배유나 부상 공백 메우고 주전 발돋움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예비역 병장' 임동혁(26·대한항공)과 '고교생' 이지윤(18·한국도로공사). 지난 시즌엔 리그에 없었던 '새 얼굴'이 V리그 초반 판도를 흔들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31일 열린 우리카드와의 홈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3-25 27-25 28-26 31-29)로 이겼다. 1세트를 내준 뒤 내리 세 세트를 따낸 역전승이었다.
승리의 주역은 임동혁이었다. 지난해 4월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한 뒤 지난달 28일에 전역한 그는 이날 복귀전을 치렀는데, 25점에 공격 성공률 68.57%로 펄펄 날았다.
팀 내 최다득점인 것은 물론, 상대 팀인 우리카드의 '쌍포' 하파엘 아라우조(21점·43.18%), 알리 하그파라스트(20점·56.25%) 등 외인들보다도 돋보이는 활약이었다.
헤난 달 조토 대한항공 감독은 이날 1세트 아포짓 스파이커 포지션에 외인 카일 러셀을 배치했는데, 러셀이 여의치 않은 모습을 보이자 중반부터 임동혁을 투입했다.
비록 1세트를 내줬지만 임동혁의 활약에 흐름을 타기 시작하자, 2세트부터는 러셀을 벤치에 앉혀두고 임동혁을 선발 아포짓으로 기용했다. 그 결과 2, 3, 4세트 모두 듀스 접전 끝에 승리를 거뒀다.
V리그, 특히 남자부에서 외인의 비중은 매우 높은 편이다. 아시아쿼터 외국인선수 제도까지 도입되면서, 외인 2명이 '쌍포'를 이루는 경우도 많아졌다.
이날 우리카드만 봐도, 아라우조와 알리 두 명이 20점 이상을 올린 반면 나머지 국내 선수들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선수가 없었다.
반면 대한항공은 임동혁이 25점, 정지석이 21점, 정한용이 17점을 기록했고 2세트부터 벤치를 오간 러셀은 8점에 그쳤다.
입대 전부터 남자 대표팀의 이끌 '거포'로 주목받은 임동혁은 201㎝의 큰 신장을 바탕으로 한 공격력은 일찌감치 인정받았다. 다만 수비가 안정적이지 않아 수비 부담이 적은 아포짓 포지션을 맡아야 하는데, 공격 비중이 높은 외인과 포지션이 겹친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었다.
입대 전에도 붙박이 주전보다는 흐름을 바꾸는 '조커' 역할을 도맡아 했고, 전역 후에도 외인과 플레이타임을 양분해야만 할 것으로 보였다.
단 한 경기지만, 임동혁의 복귀전 활약은 매우 고무적이었다. 결국은 러셀에 대한 의존을 아예 안 할 수는 없겠지만, 대한항공의 입장에선 임동혁의 존재가 든든하다. 문성민과 김요한 등이 떠난 이후 오랜만에 '토종 거포'가 팀을 이끄는 모습을 기대할 만하다.
여자부에선 루키 이지윤이 빛난다. 지난 9월 5일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도로공사의 지명을 받은 이지윤은, 중앙여고 3학년에 재학 중인 '고교생' 신분이다.
고교 졸업 후 프로에 직행하는 사례가 많은 여자부 특성상 루키가 고교생 신분으로 프로에 데뷔하는 일은 흔하다. 하지만 프로 무대에 발을 들이자마자 빠르게 적응한 경우는 최근엔 쉽게 볼 수 없었다.
이지윤은 베테랑 배유나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주전으로 투입됐는데, 신인답지 않은 담대한 플레이로 팀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데뷔전이었던 10월25일 흥국생명전에선 서브 득점 3개와 블로킹 1개를 포함해 무려 10점을 기록했고, IBK기업은행전(5점), GS칼텍스전(7점)에서도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2년 차 김세빈의 기량이 급성장한 가운데, 이지윤이 함께 호흡을 맞추는 도로공사의 미들블로커진은 여자부에선 단연 돋보인다.
도로공사는 개막전에서 패했지만, 이후 이지윤이 주전으로 기용된 3경기를 모두 잡으며 3연승의 신바람을 내고 있다.
이대로라면 베테랑 배유나가 돌아와도 이지윤이 주전 자리를 지킬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생애 단 한 번뿐인 신인왕 레이스에도 압도적으로 치고 나가는 이지윤의 활약이 기대된다.
starburyn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