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평준화 속 男 V리그 기상도…현대캐피탈 '독주'? 대항항공 '탈환'?

'디펜딩 챔피언' 현대캐피탈, 레오·허수봉 앞세워 2연패 도전
대한항공, '전역' 임동혁 합류…베논 데려온 한전도 주목

지난 시즌 남자 프로배구 정상에 오른 현대캐피탈./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남자 프로배구는 지난여름 많은 선수들의 이동으로 전력 평준화가 이뤄졌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그럼에도 현대캐피탈은 여전히 강력한 우승 후보다. 그에 맞서 지난해 현대캐피탈에 정상을 내준 대한항공이 대항마로 나설 전망이다.

20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리는 한국전력-우리카드의 경기를 시작으로 진에어 2025-26시즌 V리그 남자부가 약 6개월의 대장정에 오른다.

당초 개막전은 18일 '디펜딩 챔피언' 현대캐피탈과 준우승팀 대한항공의 맞대결이 예정됐지만 국제배구연맹(FIVB)이 지정한 남자부 클럽 시즌 일정 준수에 따라 이틀 미뤄졌다.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7팀 모두 지난여름 바쁘게 움직여 전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총 4명이 움직였다. 이중 아웃사이드 히터의 연쇄 이동이 눈에 띈다. 임성진이 한국전력에서 KB손해보험으로 이적하면서 김정호가 삼성화재에서 한국전력으로 이동했다. 삼성화재는 김정호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송명근을 우리카드에서 데려왔다.

또한 FA 시장이 마감된 뒤에는 현대캐피탈이 OK저축은행에 전광인을 보내고 신호진을 데려오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처럼 선수들의 이동이 생기면서 현장에서는 전력이 평준화됐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신영철 OK저축은행 감독은 "지난 시즌처럼 현대캐피탈이 독주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대캐피탈의 허수봉(오른쪽)과 레오.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4.3/뉴스1

치열한 승부가 예상되는 가운데 현대캐피탈은 여전히 강력한 우승 후보다. 지난 시즌 16연승을 기록한 현대캐피탈은 독주 결과 30승(6패) 고지에 오르며 한 시즌 최다 승점(88점)을 작성했던 주축들이 건재하다.

당시 우승의 핵심이었던 허수봉과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 쌍포가 여전히 공격을 이끈다. 또한 주전 미들블로커 최민호, 리베로 박경민과 FA 재계약을 맺으며 전력을 유지했다. 여기에 국가대표 출신 아포짓 스파이커 신호진을 데려왔다.

현대캐피탈의 강력한 경쟁 상대는 단연 대한항공이다.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에 정상 자리를 뺏기기 전까지 대한항공은 4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최강의 팀이었다. 여기에 브라질 대표팀을 이끌었던 명장 헤난 달 조토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으면서 기대감을 키운다. 오는 28일 전역하는 국가대표 임동혁의 복귀는 대한항공에 천군만마다.

이달 말 전역, 대한항공에 합류하는 임동혁.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한국전력도 올 시즌 가장 경계해야 할 팀으로 꼽힌다. 임성진이 떠났지만 김정호를 빠르게 영입, 그 자리를 메웠다. 그리고 임성진의 보상선수로 리그 정상급 리베로 정민수를 데려오면서 수비를 강화했다.

더불어 캐나다 국가대표 출신 쉐론 베논 에번스(등록명 베논)를 영입해 기대를 높이고 있다. 베논은 지난달 열린 FIVB 세계선수권대회에 캐나다 대표로 출전, 4경기에서 67점을 올렸다. 더불어 베논은 일본 무대에서도 활약해 아시아 배구 이해도가 높다. 이에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선수들은 새로운 외국인 선수 중 베논을 가장 주목했다.

한국전력 외국인 선수 쉐론 베논 에반스/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FA 시장에서 큰손이었던 KB는 정민수를 놓쳤지만 임성진을 영입해 공격을 강화했다. 지난 시즌 안드레스 비예나, 모하메드 야쿱, 나경복 등을 앞세워 강력한 공격력을 자랑했는데, 임성진까지 합류해 세터 황택의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우리카드는 브라질 출신 거포 하파엘 아라우조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삼성화재는 204㎝ 세터 알시딥 싱 도산(등록명 도산지)을 영입해 높이를 강화했다. 지난 시즌 최하위에 머물렀던 OK저축은행은 '봄 배구 전도사' 신영철 감독을 선임하며 반등을 노린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