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선언' 김연경 "제2의 인생, 짐 내려놓고 편안하게 살았으면"

유튜브서 심경 전해…""내게 고생 많았다 해주고파"
"이제 배구하는 김연경 못봐… 경기장 많이 오세요"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김연경. /뉴스1 DB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올 시즌이 끝난 후 현역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배구 여제' 김연경(37·흥국생명)이 팬들에게 마지막까지 응원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연경은 14일 흥국생명 구단 유튜브와 자신의 개인 유튜브에서 은퇴 선언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김연경은 앞서 지난 1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5 V리그 여자부 GS칼텍스와의 홈 경기 승리 이후 수훈 선수 인터뷰 중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말했다.

예정되지 않았던 은퇴 선언에 많은 이들이 놀랐고, 함께 인터뷰하던 정윤주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김연경은 갑작스러운 발표에 대해 "시즌 전에 알리고 싶은 생각이 컸지만 구단과 매니지먼트 등과 상의가 필요했다"면서 "3라운드가 끝난 시점쯤에 얘기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많은 분들이 마음의 준비를 하실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배구선수 김연경'으로 마지막 시즌임을 강조한 그는 팬들에게 많은 '직관'을 와줄 것을 부탁했다.

흥국생명 김연경. / 뉴스1 DB ⓒ News1 김도우 기자

그는 "올 시즌이 마지막이니까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나의 플레이를)보셔야 한다"면서 "이제 배구하는 김연경은 못 본다. 조금 이따 봐야겠다고 생각하신 분들도 경기장에 오실 거라 생각한다"며 웃었다.

공식적인 은퇴식은 올 5월, 자신이 설립한 자선재단 'KYK 파운데이션'이 주최하는 '세계 배구 올스타전'이 될 전망이다.

김연경은 "매년 어떤 시기가 좋을지 고민해 왔다"면서 "그동안은 가족이나 주변에서 좀 더 하길 바랐는데, 이제는 내가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다"고 했다.

이어 "다른 것들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관절 등 작은 부상도 많다"면서 "무엇보다 최고의 기량에 있을 때 내려오고 싶은 생각이 컸기에, 올 시즌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여전히 최고의 기량을 가지고 있지만 현역에서 물러나는 데에는 미련이 없다고 했다.

김연경. /뉴스1 DB ⓒ News1 박세연 기자

김연경은 "홀가분하다. 할 만큼 했다는 생각도 든다"면서 "나중에 돌아보더라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만큼 모든 열정을 다 쏟았다"고 했다.

다만 2012 런던, 2021 도쿄 등 두 번의 올림픽에서 아쉽게 4위로 메달을 놓친 건 선수 생활에 있어 '미련이 남는 순간'으로 꼽았다.

김연경은 오랫동안 쉼 없이 달려온 자신을 향한 위로의 말도 건넸다.

그는 "그동안 고생 많이 했다. 많은 일을 겪었는데, 이제는 짐을 내려놓고 제2의 인생은 편안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이제는 그간 받은 사랑을 베풀면서 살면 좋겠다"면서 "아마 또 배구를 위해 무엇인가 하겠지만,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잘 해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