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류현진처럼…V리그 등번호에 담긴 사연들

올 시즌부터 99번까지 확대…다양한 번호 탄생
감독 복장 완화에 캐주얼·트레이닝복도 가능

NBA 코비 브라이언트의 24번을 달고 뛰는 배상진(KB손해보험). (KOVO 제공)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2022-23시즌 V리그에선 재미있고 원활한 리그 운영을 위해 기존 20번까지로 제한됐던 등번호를 99번까지 확대했다. 이와 함께 선수들은 자신들만의 이유로 다양한 등번호를 달고 코트를 누비고 있다.

새롭게 프로무대를 밟은 신인선수들은 동경하는 선수의 번호를 새긴 경우가 많았다. 꼭 배구선수 뿐 아니라 야구, 농구까지 다양한 종목의 '롤모델'이 있었다.

KB손해보험의 배민서는 자신과 같은 미들블로커 포지션의 롤모델 신영석(한국전력)과 김규민(대한항공)의 등번호 중 고민했다. 이미 소속팀 선배가 달고 있는 번호를 제외한 가운데 신영석이 대표팀에서 달았던 22번을 자신의 첫 등번호로 정했다.

같은 팀 루키 배상진은 미국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의 스타로 활약했던 코비 브라이언트의 등번호인 24번을 선택했다. KB손해보험의 유니폼 색깔이 레이커스와 비슷한 노란색이고, 코비와 같은 최고의 선수가 되겠다는 포부다.

세터 박현빈(KB손해보험)은 메이저리그의 '코리안 몬스터'로 통하는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의 99번을 등에 새겼다. 그는 "빠르고 강한 공을 던지는 투수 류현진처럼 세터로서 빠르고 정확한 공을 공격수에게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여자부에선 IBK기업은행의 신인 김윤우가 프로 데뷔 전 팬이던 소속팀 선배 박민지의 12번과 유사한 22번을 결정했다.

자신의 나이나 생일에 의미를 담아 등번호를 선택한 경우도 적지 않다.

삼성화재 신인 박성진은 자신의 나이(23)와 같은 23번을 선택했고, KB손해보험의 최요한은 내년에 25세가 된다는 뜻에서 25번을 달았다.

안지원(삼성화재)은 언제나 활기차고 에너지 넘치는 '스물한살'처럼 보이겠다는 뜻에서 21번을 등번호로 정했다.

IBK기업은행의 오유란. (KOVO 제공)

IBK기업은행의 오유란은 곧 스무살이 되는 것을 기념하며 20에 중·고교시절 줄곧 달아온 '4'를 더해 24번을 선택했다.

이밖에 현대캐피탈 박준혁(23번), 현대건설 김주하(24번)와 이나연(25번)은 자신의 생일 날짜를 등번호로 정했다.

삼성화재 외국인선수 이크바이리는 사고로 세상을 떠난 절친의 생일을 기리기 위해 24번을 달았다.

한편 새 시즌엔 감독의 복장 규정도 완화됐다. 정장 뿐 아니라 비즈니스 캐주얼 복장과 구단 트레이닝복 등도 입을 수 있다.

후인정 KB손해보험 감독은 "선수 시절부터 유니폼과 트레이닝복을 입어왔기 때문에 정장보다 자연스럽다"면서 "선수들과 같은 유니폼을 입어 유대감도 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과 OK금융그룹 석진욱 감독도 "코트에서 활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구단 트레이닝복이 선수, 코칭스태프와 같이 호흡하기에 좋고 구단·스폰서 홍보에도 효과적인 것 같다"고 했다.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우리팀 김희진이 풀세트를 뛰지 못하고 있기에, (김)희진이를 대신해 선수들과 함께 한다는 의미로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다"면서 "희진이가 풀타임을 뛸 수 있게 되면 다시 정장을 입겠다"고 밝혔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