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전 마친' 모레노 감독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A매치 4연전 2승1무1패…"팀에 색깔 입히려 했는데 어느 정도 나와"
11월 소집엔 "이름보다 경기력 중요…대표팀 문은 열려 있다"
- 김도용 기자
(용인=뉴스1) 김도용 기자 = A매치 4연전의 마지막 경기를 기분 좋은 승리로 마친 로베르트 모레노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팀을 최우선 가치로 강조했다. 선수 선발에서도 이름값보다는 경기력을 우선하겠다며 무한 경쟁을 예고했다.
모레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6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서 손흥민과 오세훈의 연속골을 앞세워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모레노호는 9~10월 A매치 기간에 치른 4경기를 2승1무1패로 마쳤다.
지난달 에콰도르를 3-0으로 꺾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던 한국은 우루과이에 1-4로 패했고 베네수엘라와는 0-0으로 비겼다. 하지만 올해 마지막 국내 평가전에서 우즈베키스탄을 제압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경기 후 모레노 감독은 "쉽지 않은 경기였다. 상대가 조직적으로 잘 갖춰져 있었고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면서 "4연전을 통해 우리만의 색깔을 입히려고 했는데 어느 정도 잘 나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공격과 수비를 함께하고 힘든 순간을 같이 이겨내는 능력이 잘 나왔다. 선수들이 함께 뛰면서 어려움을 이겨낸 것이 인상적이었다"며 "팀적으로 지켜야 할 원칙들도 잘 나타났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다만 한 번의 승리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밝혔다.
앞서 자신의 축구를 건물에 짓는 과정에 비유했던 모레노 감독은 현재 대표팀의 완성도를 묻자 "한국에서 6층짜리는 너무 낮은 건물이다. 더 높은 빌딩을 원한다"며 웃은 뒤 "한 경기를 이기면 한 층을 쌓는다고 생각하기보다는 결과가 좋지 않다고 건물을 무너뜨리고 다시 짓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표팀이 지켜야 할 확실한 원칙을 강조했다.
모레노 감독은 "대표팀의 철학이 정립돼야 한다. 원칙은 확실하게 세우고 있다"며 "감독은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펼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있는 사람이다. 이기는 축구와 이기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 우리의 지향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어느 선수도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면서 "개인의 성과나 목표를 팀의 목표와 성과보다 뒤에 둬야 팀이 성장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문제가 생겼을 때 서로 바라보며 대화를 통해 풀어야 한다. 내부의 일은 내부에서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모레노호는 오는 11월 A매치 기간 원정 2연전을 추진하고 있다. 아직 상대와 장소는 확정되지 않았다.
모레노 감독은 다음 소집 선수 선발 기준으로 '경기력'을 가장 먼저 꼽았다.
그는 "다음 소집 전까지 선수들이 보여주는 경기력이 중요하다. 이름은 중요하지 않다"며 "대표팀에 왔을 때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을 구현할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 선수들도 이를 인지하고 소속팀으로 돌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들에게도 대표팀 문을 열어뒀다.
모레노 감독은 "인상적인 선수들이 많았다. 아직 깊게 분석하지는 않았지만, 코치진과 더 분석할 것이고 가능하다면 직접 경기도 볼 계획"이라며 "선수들이 알아줬으면 한다. 대표팀의 문은 열려 있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누구든 들어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쟁을 통해 어떤 선수도 자신이 해당 포지션에서 최고라고 안심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시안게임 선수단에도 축하를 전한다. 일본 원정에서 좋지 않은 그라운드 상태를 이겨내고 우승한 것은 의미 있고 대단한 일"이라고 말했다.
모레노 감독은 특정 포메이션을 고집하기보다는 보유한 선수와 상대에 맞춰 유연하게 전술을 운용하겠다는 뜻도 나타냈다. 사령탑은 주로 최전방에 2명의 공격수를 세우는 '4-4-2' 포메이션을 즐겨 사용하고 있다.
그는 "처음부터 추구했던 부분이다. 선수들이 대표팀에 와서 자연스럽게 자신이 잘하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구조를 만들려고 한다"며 "선수들을 분석해 보니 윙어와 라인 사이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선수, 공격적인 재능을 가진 선수들이 많았다. 그런 선수들에게 맞춰 게임 모델을 정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스템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상대와 우리 선수들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경기마다 상황과 변수가 발생한다. 선수들이 이를 인지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간다면 상대에 따라 우리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전반전을 마친 뒤 교체된 이강인에 대해서는 부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모레노 감독은 "이강인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대표팀과 한국 축구를 사랑하는 선수"라며 "본인도 노력했지만 발목에 불편함이 생겨 경기장을 빠져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스페인 최고 수준에서 좋은 경기를 보여주는 선수를 보유한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라면서 "잘하는 선수일수록 기대치가 높기 때문에 이를 충족하는 것이 쉽지 않다. 지금도 잘해주고 있고 앞으로도 잘할 것이다. 실망하지 않고 자신의 역할을 해준다면 대표팀이 요구하는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신뢰를 보냈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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