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탕과 냉탕' 오간 모레노호 첫 4연전…우려 속 희망도 봤다

우즈벡 2-0 제압…2승1무1패로 첫 A매치 4연전 마쳐
들쑥날쑥 경기력·4-4-2 완성도는 과제…오세훈·송민규 등 새 옵션은 소득

6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로베르트 모레노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2026.10.6 ⓒ 뉴스1 김영운 기자

(용인=뉴스1) 김도용 기자 =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한국 축구대표팀의 첫 A매치 4연전은 '온탕과 냉탕'을 오갔다. 완승으로 기대감을 키웠다가 대패와 졸전으로 우려를 낳았고, 마지막 경기에서는 다시 승리를 챙겼다. 경기력의 기복과 전술 완성도라는 숙제를 남겼지만, 2승1무1패의 성적표와 함께 새로운 선수들의 가능성 등 희망도 확인했다.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6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서 손흥민과 오세훈의 연속골을 앞세워 2-0으로 이겼다.

이로써 지난달 21일 소집돼 16일 동안 여정을 함께한 모레노호는 2승1무1패의 성적으로 9~10월 A매치 일정을 마쳤다.

출발은 좋았다. 전반 6분 손흥민이 프리킥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앞선 우루과이전에서 A매치 통산 58호골을 기록, 차범근 전 감독과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역대 최다 득점 공동 1위에 올랐던 손흥민은 이날 59호골을 터뜨리며 단독 1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경기 내용까지 압도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의 강한 압박에 고전하며 전반 내내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가지 못했다. 손흥민의 프리킥을 제외하면 공격에서도 이렇다 할 장면을 많이 만들지 못했다.

한 골 차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던 한국은 후반 들어 교체 카드로 분위기를 바꿨다. 황인범과 송민규 등이 들어가면서 공격에 활기가 생겼고, 결국 오세훈의 추가골이 터졌다.

황인범이 측면을 돌파한 뒤 내준 공을 송민규가 잡아 크로스를 올렸고, 오세훈이 헤더로 마무리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6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손흥민이 교체 후 필드를 나가며 모레노 감독의 격려를 받고 있다. 2026.10.6 ⓒ 뉴스1 김영운 기자
완승→대패→무승부→승리…롤러코스터 같았던 4연전

이번 4연전에서 모레노호가 보여준 경기력은 한마디로 기복이 컸다.

출발은 기대 이상이었다. 지난달 에콰도르와의 첫 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두며 모레노호의 출범을 알렸다.

손흥민과 오현규, 이동경이 나란히 득점하면서 공격력을 과시했고 새 사령탑 체제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사흘 뒤 우루과이를 상대로 1-4로 무너지며 분위기가 급변했다. 전반에만 3골을 허용하는 등 수비 조직력이 크게 흔들렸고 선수 간격과 압박,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도 여러 문제를 노출했다.

베네수엘라전에서도 반등하지 못했다. 수비에서는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공격에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0-0으로 비겼다. 대표팀 공격의 핵심인 이강인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했고 상대 수비를 무너뜨릴 세밀한 부분 전술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경기 후 김민재가 "다 같이 머리 박고 뛰어야 한다"며 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할 정도로 대표팀의 경기력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1승1무1패라는 결과 이상으로 경기력의 기복이 문제였다. 공격과 수비 모두 경기마다 편차가 컸고, 모레노 감독이 기본 틀로 들고나온 4-4-2 포메이션의 완성도에도 물음표가 붙었다.

그런 점에서 우즈베키스탄전 승리는 의미가 있다.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준 것은 아니지만 연속된 부진을 끊었고, 후반에는 선수 교체를 통해 흐름을 바꾸는 모습도 보여줬다.

무엇보다 실점 없이 경기를 마치면서 우루과이전에서 드러났던 수비 불안도 어느 정도 씻어냈다.

6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에서 이강인이 드리블을 하고 있다. 2026.10.6 ⓒ 뉴스1 김명섭 기자
4-4-2·이강인 활용은 숙제…새 공격 옵션 발견은 소득

모레노 감독은 이번 4연전에서 기본적으로 4-4-2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상황에 따라 수비 시 형태를 바꾸는 등 변화를 줬지만 두 명의 공격수를 전방에 배치하는 큰 틀은 유지했다.

다만 아직 완성도는 높지 않다. 상대 압박이 강해졌을 때 후방에서 공을 원활하게 전진시키지 못했고, 공격수와 미드필더 사이의 간격이 벌어지면서 공격이 단절되는 장면도 나왔다.

특히 이강인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는 모레노 감독이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이강인은 대표팀에서 가장 창의적인 공격 자원 중 한 명이지만 이번 4연전에서는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위치와 역할을 확실하게 찾지 못했다.

반면 새로운 선택지를 확인한 것은 소득이다.

오랜만에 대표팀에 합류한 오세훈은 우즈베키스탄전에서 골맛을 보며 최전방 경쟁력을 입증했다. 송민규 역시 교체 투입된 뒤 오세훈의 골을 도우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번 소집을 통해 처음 A매치 무대를 밟은 김민수도 가능성을 보여줬다.

모레노 감독 역시 특정 시스템에 선수를 끼워 맞추기보다 보유한 선수들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경기 모델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결국 모레노호는 이번 4경기를 통해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확인했다.

에콰도르전 완승과 우즈베키스탄전 승리 사이에 우루과이전 대패와 베네수엘라전 무승부가 있었다. 강한 상대의 압박을 받았을 때 경기력이 급격하게 흔들리는 문제와 공격 전개의 일관성 부족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그래도 마지막 경기에서 무실점 승리를 거두며 9~10월 일정을 기분 좋게 마쳤다. 아직 완성된 답을 찾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연속된 부진을 끊으면서 다음 단계로 넘어갈 발판은 마련했다.

16일 동안 가능성과 과제를 모두 확인한 모레노호는 이제 다음 소집을 준비한다. 남은 기간 모레노 감독이 선수 조합을 다듬고 전술의 완성도를 얼마나 끌어올리느냐에 따라 대표팀의 색깔도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한국은 오는 11월 A매치 기간 원정 2연전을 추진 중인데, 아직 장소와 상대는 확정되지 않았다.

6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에서 승리한 한국 선수들이 팬들에게 감사 인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10.6 ⓒ 뉴스1 김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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