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전 앞두고 떠오른 벨의 경고 "북한, 로번처럼 알고도 못 막아"[AG]

미얀마 이끌고 북한에 0-8 패배…"다른 차원의 수준"
21일 남북전 앞둔 한국에도 의미 있는 평가

14일 오후 일본 오사카 나가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예선 F조 대한민국과 미얀마의 경기, 미얀마 콜린 벨 감독이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2026.9.14 ⓒ 뉴스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을 이끌며 북한을 직접 상대했던 콜린 벨 감독이 북한의 공격을 '알면서도 막지 못했던' 아르연 로번(네덜란드)에 빗댔다. 상대가 어떤 플레이를 펼칠지 뻔히 알고도 막기 어렵다며 북한의 전력을 높이 평가했다.

현재 미얀마 여자 축구대표팀을 지휘하는 벨 감독은 지난 17일 일본 오사카 나가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한과의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조별리그 경기에서 0-8로 패한 뒤 북한을 "차원이 다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벨 감독의 발언은 오는 21일 북한과 조별리그 3차전을 앞둔 한국에도 눈길이 가는 대목이다.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약 5년간 한국 여자 대표팀을 지휘한 벨 감독은 한국 사령탑 시절 북한과도 맞붙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8강에서는 북한에 1-4로 패했고,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 2차 예선에서는 0-0으로 비겼다.

직접 북한을 상대해 본 경험이 있는 벨 감독은 이번에도 북한의 강력한 전력을 체감했다.

그는 "승리하기 위해 팀을 준비시키는 경기가 있고 생존하기 위해 팀을 준비시키는 경기가 있는데, 오늘 경기는 전적으로 생존에 관한 것이었다"며 "여자 축구에서 북한이 하는 방식을 실행할 수 있는 국가는 아마 전 세계에서 북한이 유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이번 대회에서도 압도적인 경기력을 과시하고 있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방글라데시를 10-0으로 완파한 데 이어 미얀마를 8-0으로 꺾으며 2경기에서 18골을 몰아쳤다.

벨 감독은 미얀마의 실수를 지적하면서도 북한이 이를 놓치지 않는 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8실점 중 최소 6골은 우리가 엄청나게 도와준 셈이었다"며 "북한 정도의 수준을 갖춘 팀을 상대로 그런 실수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의 공격 패턴을 과거 바이에른 뮌헨 등에서 활약했던 로번에 빗대 설명했다. 로번이 왼발을 활용한 특유의 공격 패턴을 상대가 알고도 막기 어려웠던 것처럼 북한 역시 전술을 파악한다고 해서 쉽게 제어할 수 있는 팀이 아니라는 의미다.

14일 오후 일본 오사카 나가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예선 F조 1차전 북한과 방글라데시의 경기, 북한 오솔송이 드리블을 하고 있다. 2026.9.14 ⓒ 뉴스1 안은나 기자

벨 감독은 "북한은 전방 투입, 백패스, 침투 패스, 대각선 패스, 컷백, 세컨드 볼, 세트피스로 이어지는 전술이 분석하기는 상당히 쉬운 편"이라면서도 "모두가 알면서도 막을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신이 한국 대표팀을 이끌었던 경험을 떠올리며 이번 대회 대진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벨 감독은 "부임할 때부터 한국과 북한을 연달아 만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이 경기들에서 실제 승리할 확률이 0%에 가깝다는 점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북한전을 마친 미얀마는 이제 방글라데시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벨 감독은 "방글라데시가 한국에 0-6으로 패한 경기를 봤는데, 빠르고 신체 상태가 좋았으며 우리에게 힘든 과제가 될 것"이라면서도 "이제 우리는 단지 생존하는 게 아니라 경기를 이기겠다는 태도로 준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신상우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21일 오후 4시 일본 시즈오카 스타디움에서 북한과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른다.

한국과 북한은 나란히 2연승을 거두며 이미 8강 진출을 확정했다. 북한이 골 득실에서 앞서 조 1위에 올라 있는 가운데 맞대결 결과에 따라 조별리그 최종 순위가 결정된다.

sinjenny9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