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레노 선임 이유가 '열의'…난리통 후에도 변함없는 축협 [임성일의 맥]
현영민 전력강화위원장 직접 선임 배경 밝혀야
-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스페인 출신의 로베르토 모레노 감독(49)이 선임됐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참패로 최악의 시간을 보낸 대한축구협회가 새출발을 위해 심사숙고 끝 '임시 감독'으로 택한 인물이다.
축구협회는 신임 감독 선임을 '공개 채용' 방식으로 진행했다. 남자 A대표팀 감독을 공채로 뽑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명보 감독 선임 당시 쏟아진 '과정의 투명성' '절차의 타당성'에 대한 지적을 염두에 둔 결정이다. 그렇게 신중하게 진행했는데 확정 후 소개가 너무 없다.
그렇기에 왜 모레노라는 지도자를 벼랑 끝에 놓인 한국 축구를 구할 인물로 정했는지, 작업을 진두지휘한 현영민 전력강화위원장의 설명이 필요하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일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2026년도 제7차 이사회를 개최하고 월드컵 이후 공석인 남자국가대표팀 코칭스태프로 모레노 감독을 포함한 총 6명의 코치 선임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현 위원장은 "이번 임시 감독 선임은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컸던 만큼, 체육회 기준에 맞춰 이를 준수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모레노 감독은 한국 축구에 대해 이미 높은 이해도를 갖추고 다양한 전술적 대안을 제시하는 등 열의가 인상 깊었다"고 밝혔다.
국회의원까지 나서 "홍명보 감독을 어떻게, 왜 뽑았냐?" 추궁한 직후인데도 '상당히 노력했다'는 표현의 보도자료를 통한 알림에 그치고 있다.
전문가 집단인 전력강화위원회의 위원장은 "후보자의 열의가 인상 깊었다"고 소개했다. "정말로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축구협회는 공정한 선발을 위해 공채 과정을 비밀에 부쳤다. 서류 접수 초반부터 후보자 실명이 새어 나오는 등 뜻대로 되진 않았으나 어쨌든 축구 관계자나 팬들은 모레노 감독이 선택된 이유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 원활한 협상을 위해 필요했던 시간은 지나갔으니, 지금은 공개할 필요가 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 등 성공적인 결과물을 낸 파울루 벤투 감독의 경우, 당시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이 직접 기자회견에 나서 조목조목 선임 배경을 밝혔다.
한국 대표팀을 맡기 직전 중국 프로팀에서 실패한 이력이 있는 벤투에 대한 불신이 많았던 상황에서 김 위원장은 수많은 질문을 장시간 받아내며 '그럼에도 벤투를 택한 이유'를 상세히 전했고 축구 팬들은 인내심을 갖고 4년을 지켜봤다.
모레노 감독에 대한 물음표도 적지 않다. 루이스 엔리케 현 파리 생제르맹(PSG) 감독이 부임했다면 모를까, '루이스 엔리케의 오른팔'로는 의문이 해소되지 않는다.
더구나 그는 한국에 오기 직전 커리어인 러시아 클럽 소치에서 '챗GPT'를 활용해 훈련 일정과 전술을 짰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그럼에도 모레노를 택한 이유'를 현영민 전력강화위원장이 조목조목 설명할 필요가 있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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