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점 3이면 32강 가겠지?"…안일한 오판에 허무하게 탈락[월드컵]
조 3위 7팀이 '승점 4'…'승점 3' 세네갈, 골 득실 크게 앞서
4년 전 카타르 대회 살펴봐도 최소 승점 4 땄어야
- 이상철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승점 3'으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을 바라는 건 과욕이었다. 이 잘못된 셈법은 허무한 탈락으로 이어졌다.
28일(한국시간)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일정이 종료됐고,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48개 팀 중 34위에 머물러 짐을 싸게 됐다.
지난 25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충격적인 0-1 패배를 당하며 1승2패(승점 3·골 득실 -1)로 조별리그 일정을 마친 한국은 실낱같은 32강 진출의 희망을 가졌으나 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었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은 48개국으로 확대된 뒤 치러진 첫 대회로, 무려 32개 팀이 토너먼트에 오를 수 있었다.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처럼 어려웠던 지난 대회와 달랐다.
조 3위 중 상위 8개 팀 안에 들어가면 32강에 합류할 수 있었으나 한국은 그 기회를 잡지 못했다.
콩고민주공화국, 스웨덴, 가나, 에콰도르,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알제리, 파라과이(이상 승점 4)가 한국보다 승점 1이 많았다. 승점 4를 기록한 팀은 가슴 졸일 필요도 없이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턱걸이로 32강에 진출한 세네갈(승점 3·골 득실 +2)은 한국과 승점이 같지만, 골 득실에서 3골이 앞섰다.
한국은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비긴 이란(승점 3·골 득실 0)에도 뒤처져 조 3위 중 10번째 위치에 자리했다. 스코틀랜드(승점 3·골 득실 -3)와 우루과이(승점 2), 조 3위 중 2개 팀만 한국보다 아래에 있었다.
한국은 남아공전에서 패했을 때 '필승 의지가 안 보이는 모습'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비기기만 해도 조 2위를 차지, 자력으로 32강에 오를 수 있었기에 당연히 선수들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동점 골을 넣기 위해 사력을 다해야 했다.
2022년 카타르 대회 조별리그 가나전(2-3 패배)처럼 계속 상대 골문을 두들기는 파상 공세를 펼쳐야 했으나 이번 남아공전에선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외신은 굶주린 늑대처럼 뛰는 다른 팀과 다르게 소극적인 경기 운영을 펼친 한국을 보며 한 골 차 패배에도 32강 진출을 기대하는 듯 보인다고 짚었다.
D~L조까지 9개 조의 '경우의 수' 중 3개만 적중하면 됐으므로 꽤 확률이 높은 듯했다. 그러나 에콰도르가 독일을 꺾는 이변을 일으키면서 그 꿈은 산산조각이 났고, H조에서 스페인을 잡는 한 가지 조건만 성립됐다.
애초 승점 3으로 32강 진출을 기대한 것조차 헛된 희망이었다는 지적도 있다. 2022년 카타르 대회만 살펴도 조 3위 8개 팀 중 7개 팀이 승점 4를 기록했다.
최근 월드컵에선 강팀이 조별리그 3연승을 거두는 것도 쉽지 않다. 이번 북중미 대회에서 조별리그 3연승을 기록한 팀은 멕시코, 프랑스, 아르헨티나 등 3개 팀뿐이었다.
카보베르데가 스페인과 0-0으로 비기는 등 의외의 결과가 나오는 만큼 최대한 많은 승점을 쌓는 게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24개 팀이 참가해 16강 토너먼트를 치른 1994 미국 월드컵은 북중미 월드컵과 대회 방식이 유사했다.
6개 조 3위 중 상위 4개 팀도 16강에 오르는데 아르헨티나, 벨기에(이상 승점 6), 미국, 이탈리아(이상 승점 4)가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했다. 반면 러시아(승점 3)와 한국(승점 2)은 조별리그 탈락의 쓴맛을 봤다.
지난 역사는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지만, 한국은 치밀하지 못했다. 안일하고 엉성한 계획은 수포가 될 수밖에 없으며, 다 보이는 뻔한 수가 세계 축구의 가장 큰 무대에서 통할 리 없다.
역대 최고의 팀이라고 자부하고 역대 최상의 조라며 자신하더니 태극전사의 북중미 월드컵 도전은 어처구니없는 결말로 끝났다. 그 과정에서 축구팬은 실망과 분노를 넘어 허탈감을 느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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