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월드컵 김진규·양현준 "기회 주어진다면, '미친놈'처럼 뛰겠다"

[월드컵] '하늘의 뜻' 기다리는 대표팀 훈련 재개
"국민들께 죄송…'대가리 박고 뛴다'는 심정으로"

인터뷰에 임하고 있는 김진규(오른쪽)와 양현준 ⓒ 뉴스1 박지혜 기자

(과달라하라=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생애 처음으로 월드컵 무대를 경험하고 있는 축구대표팀의 김진규와 양현준이 안타까운 상황에 답답함을 토로하며 "만약 다시 한번 경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정말 미친 듯 뛰겠다"는 뜨거운 각오를 밝혔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28일 오전(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에 위치한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훈련을 실시했다. 대표팀은 전날 완전 휴식을 취했고 이날부터 다시 가벼운 운동에 돌입했다.

현재 홍명보호 상황은 암울하다. 지난 25일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경기에서 졸전 끝 0-1로 패한 대표팀은 1승2패(승점 3, 골득실 –1) A조 3위로 조별리그를 마무리했다. 32강 자력 진출에 실패한 대표팀은 현재 다른 조 3위 상황을 지켜보며 복잡한 '경우의 수'를 따지고 있다.

분위기는 좋지 않다. 우리가 원했던 결과가 번번이 빗나가면서 현재 32강에 오를 수 있는 3위 들 중 8위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날 진행되는 3개조 결과에 따라 바로 짐을 쌀 수 있다.

무거운 표정으로 훈련 전 인터뷰에 임한 두 선수는 먼저 지난 경기들을 되돌아봤다.

김진규는 "1차전을 승리하면서 유리한 상황으로 출발했는데 2, 3차전 다 좋지 않았다. 두 경기 모두 결과를 챙길 수 있었는데 아쉽다. 특히 2차전이 그렇다"고 돌아봤고 양현준도 "1차전 뿐만 아니라 2~3차전 모두 다 이길 수 있었는데 승점을 가져오지 못해 아쉽다"고 전했다.

축구대표팀 김진규 ⓒ 뉴스1 박지혜 기자

특히 남아공과의 3차전 경기력은 팬들이 화가 날 정도로 무기력했다.

김진규는 "경기가 잘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다. 통제할 수 있는 상황도 있고 그렇지 못한 실수도 나온다"면서 "남아공전은 모든 게 잘 안 됐다. 실수가 많이 나오면서 경험 많은 선수들도 심리적인 컨트롤이 어려웠다. 무더운 날씨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답답함을 토했다.

양현준은 "경기장에서는 너무도 많은 변수가 발생한다. (남아공전은) 계속 실수가 나오다보니 자신감도 떨어지고 분위기도 넘어갔다"면서 "솔직히 지금 대표팀 분위기가 좋지는 않다. 다른 조 상황을 보면서 응원해야할 것 같다"고 전했다.

두 선수 모두 생애 첫 월드컵이다. 준비도 많이 했고 설렘도 기대도 컸기에 실망 역시 마찬가지다.

김진규는 "첫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에 들어갔을 때 엄청난 분위기를 느끼면서 비로소 월드컵이라는 무대가 실감됐다. 여기는 정말 특별한 무대구나 생각이 들었다"면서 "첫 월드컵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컸는데 많이 아쉽고 국민들에게 죄송하다"고 고개 숙였다.

양현준 역시 "월드컵만 바라보면서 달려 왔다. 모든 선수들이 꿈꾸는 월드컵이라 책임감을 가지고 임했는데 너무 아쉽다"고 무거운 심경을 전했다.

축구대표팀 양현준 ⓒ 뉴스1 박지혜 기자

지금은 그 누구도 어떤 특별한 이야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진규는 "(남아공전 이후)감독과 첫 미팅 때 모든 것은 감독의 책임이라고 하셨다. 다른 팀 결과를 지켜봐야하기에 훈련 잘하면서 기다리자고 하셨다"면서 "선수들 역시 침묵의 시간이 길었던 것 같다. 누구도 어떤 말을 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무거운 공기를 전했다.

이제 대표팀은 '하늘의 뜻'을 기다려야한다. 32강 진출 가능성이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만약 주어진다면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는 각오다.

양현준은 "만약에 32강 진출한다면, 진짜 '대가리 박고' 뛰겠다. 단 5분을 뛰더라도 이기려는 의지를 보여주겠다"고 했고 김진규는 "벼랑 끝에서 기회를 얻는다면 3차전처럼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정말 미친놈처럼 뛰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lastuncl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