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림 없어…손흥민을 왜 벤치에?" 홍명보호 졸전에 앙리까지 가세

한국, 남아공전 0-1 패배 '조 3위 추락'…32강행 불투명
이천수도 쓴소리 "열심히 뛰면 팬들은 욕 안 해"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손흥민이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기에서 0-1로 패한 뒤 아쉬워 하고 있다. 2026.6.25 ⓒ 뉴스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프랑스 축구의 전설인 티에리 앙리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홍명보호'를 향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주장이자 A매치 최다 득점을 기록한 손흥민을 선발 명단에서 제외한 홍명보 감독의 결정에 대해선 오판이었다고 지적했다.

미국 '폭스스포츠'에서 월드컵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는 앙리는 지난 25일(한국시간) 한국이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남아공에 0-1로 패한 뒤 "한국은 체코전에서 역전승을 일궜던 그 굶주림이 증발한 팀 같았다"며 "(오히려) 자만심이 스며들어 보일 정도"라고 꼬집었다.

이어 "한국은 체코전 이후 (멕시코전과 남아공전에서) 이기기 위한 축구가 아닌 지지 않으려고 축구했다. 이런 변화는 월드컵 무대에서 매우 위험한데, 결국 남아공전에서 치명타가 됐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답답한 경기력을 펼치며 전반전을 0-0으로 마친 뒤 후반전 시작과 함께 손흥민, 옌스 카스트로프, 김진규를 교체 투입했다. 그러나 경기력은 나아지지 않았고, 후반 18분 타펠로 마세코에게 실점했다.

티에리 앙리. ⓒ AFP=뉴스1

앙리는 손흥민을 교체 멤버로 활용한 것에 대해서 쓴소리했다. 그는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건 비겨도 비판받을 수 있는 경기에서 가장 뛰어나고 경험 많은 손흥민을 벤치에 둔 결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앙리는 "손흥민을 벤치에 앉힌 건 힘든 상황에서 다른 선수들을 이끌고 갈 수 있는 유일한 선수를 빼버린 것"이라며 "손흥민이 교체 출전한 뒤에도 경기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는 사실은 선발 라인업을 짜는 것보다 더 깊은 곳에 문제가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무승부를 거두면 32강에 직행할 수 있었지만, 남아공의 수비를 흔들 만한 위협적인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앙리는 "한국의 공격은 너무 정체돼 있었다. 이강인, 황희찬, 손흥민 등 훌륭한 자원이 필드에 있었으나 남아공을 흔들 만한 전술이 안 보였다"며 "조규성의 교체 투입도 임기응변에 가까워 보였다. 한국은 요행을 바라는 팀 같았다. 월드컵 무대에서 막연한 희망은 전략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홍명보호를 향한 쓴소리는 국내 축구계에서도 쏟아졌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홍 감독과 함께 4강 신화에 힘을 보탠 이천수 역시 최악의 졸전을 펼친 축구대표팀을 향해 비판했다.

이천수(오른쪽). 2024.10.20 ⓒ 뉴스1 김도우 기자

이천수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리춘수’를 통해 "실력이 안 되더라도 정말 열심히 뛰면 팬들은 욕하지 않는다"며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선수들에게도 일침을 가했다.

이천수는 "뛰지를 못하는데 무슨 경기를 하느냐. 경기 자체가 되지 않는다"며 "습도가 높고 지쳐서 힘든 부분은 이해하지만 월드컵은 쉽게 생각해서 나설 무대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내 앞을 지나가는 선수가 있으면 가서 옷을 잡더라도 막아야 한다"며 "너무 쉽게 뚫리는 모습을 보며 실망이 컸다. 이건 한두 사람의 문제가 아니다"고 전했다.

함께 경기를 본 전 축구 국가대표 이근호도 "32강에 올라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올라가느냐도 중요하다"며 "남아공전은 희망을 볼 수 있는 내용이 아니었다. 우리가 보여준 게 아무것도 없고 기억에 남는 장면도 없다"고 혹평했다.

1승2패(승점 3)가 된 한국은 조 3위 12개 팀 중 8위 안에 올라야 32강 진출권을 획득할 수 있다. A~F조 경기 일정이 모두 끝난 상황에서 한국보다 순위가 낮은 팀은 C조 스코틀랜드가 유일해, 한국의 조별리그 탈락 가능성이 커졌다.

rok1954@news1.kr